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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까지 관여?"…삼성바이오 노조, '사실상 공동경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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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의 사실상 '공동경영' 요구라는 암초를 만났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노사 갈등이 전면 파업 위기로 치닫으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생명인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의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1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3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최종 조정 중지에 따라 24일 오후 12시부터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찬반투표는 지난 25일 오후 2시 기준 82%를 돌파했다. 투표 인원 과반이 찬성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창립 이래 첫 단체 행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파업 규모는 약 1500~2000명으로, 근로자 주 연령층인 20~30대들이 파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정직 직원이 2600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인력 상당수가 참여해 생산에 치명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사측에선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두 차례 교섭에 참여했으나 노조 측이 임금 외에도 인사 제도 전반과 경영권에 대해 요구함에 따라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이유는 임금 처우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평균 14%(기본 9.3%+성과 평균 5%)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격려금, 매년 월 급여의 150%에 해당하는 수준의 자사주를 3년간 매해 기본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6.2%(기본 4.1%+성과 평균 2.1%)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격려금의 경우 상여기초 200%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복지 부문에서도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노조는 채용, 승진, 징계, 포상, 배치전환 등 인사·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사전 합의와 분할·합병·양도 등 경영권에 대해서도 노사 합의를 거칠 것을 요구했다.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고용안정위원회를 설치해 경영과 인사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한 직원을 회사가 해고해야 한다는 '유니온 숍(Union Shop)' 조항까지 포함됐다. 개인의 직업 선택권이 존재하지만 노조를 탈퇴할 경우 해고라는 인사권을 행사하라는 주장이다.

해외공장과 별도 법인의 경우도 계획 수립 즉시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협의하라는 입장이다.

경영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수 있는 위치가 아니나 인사와 경영권의 핵심 사항 등을 노조 승인 하에 두려는 모습이다. 사실상 '공동 경영'을 요구한 셈이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마다 노조가 개입하겠다는 주장은 신속하면서도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에 치명적이다. 노조가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할 경우 사업 추진과 경영 운영에 있어 속도와 전문성을 떨어뜨려 '결정적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 우려도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적분할하며 독립의사결정 체제를 확보하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기회를 잡기 위해 론자, 후지필름 등 글로벌 강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이 CDMO 파트너와 장기 계약을 맺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가 '경영 안정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조가 경영 전반에 개입하며 갈등을 빚는 모습은 향후 수주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고객사들은 공급망 안정을 우려해 발길을 돌릴 가능성 또한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조직의 전문성이 훼손됨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기업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노조의 활동에 대해 시장이 부정평가를 내린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 196만5000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158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6000을 넘어서며 국내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게다가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몰리는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하락해 주주들의 원성도 적지 않다.

주주 토론방에선 "미래를 위한 투자나 주주 배당보다 노조 격려금 3000만원을 우선시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기업에서 3000만원 일시금과 자사주 요구는 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노동자의 권리'라는 명목 하에 무리한 요구를 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조 측이 "파업에 들어가면 회사가 감당해야 할 손실이 더 크니, 화재보험료와 환헤지 수수료 내듯이 차라리 그만한 비용을 직원들에게 미리 지급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임금과 처우 개선을 위한 통상적 교섭을 넘어, 파업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아 사실상 '파업 손실비용'을 사측에 선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상적인 임금교섭이라기보다는 파업 가능성을 앞세워 회사의 비용 부담을 키운 뒤 이를 되레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업권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보장된 수단이지, 이를 행사하지 않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상품'이 된 것이다. 해당 논리가 수용될 경우, 향후 모든 노사 협상에서 '파업 리스크'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현상이 퍼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민법상 성의·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

상호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협상이 아닌 파업 위협을 전제로 금전적 양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노조 측은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쟁의투쟁 찬반투표를 진행한 후 결과에 따를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은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난해 불거진 인사 문건 유출 건과 관련된 조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교섭이 잘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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