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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만들고 노골적 대남적대...본격화 하는 김정은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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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이 선대(先代) 수령이자 할아버지・아버지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노선에 역주행하는 조치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80년 김 씨 세습정권을 이어온 대남・통일 정책에 차단벽을 치고, 심지어 수령 우상화 관련 규율까지 깨버리면서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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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 첫날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24 yjlee@newspim.com


이런 움직임은 2월 하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에 이어진 이달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우리의 '개원 국회'에 해당)를 계기로 집중돼 독자 노선을 통한 홀로서기를 모색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에 이런 사진까지...금기 깨졌다

지난 22~23일 평양의사당(옛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는 당 9차 대회에 이어 북한 국무위원회와 내각의 조직개편과 인선을 논의한 자리였다.

행사장 전면에는 국가주석을 지낸 김일성(1994년 7월 사망)과 국방위원장 김정일(2011년 12월 사망)의 모습을 그대로 본 뜬 대형 동상 형태의 구조물이 서 있다.

그런데 행사 소식을 전하며 노동신문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중에는 김일성・김정일의 발과 다리 아랫부분만 드러나는 사진 한 장이 포함됐다.

북한에서 수령으로 떠받들여지는 김 씨 일가 인물들의 신체 일부를 자르는 건 금기 중의 금기다.

방북 인사가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목이나 팔・다리 일부가 잘린 구도로 사진을 찍을 경우 북측 감시원의 거센 항의와 함께 삭제 요구를 받을 정도다.

그런데 북한 선전매체가 신체 일부만 드러나는 사진을 전송한 건 이전과 다른 변화다.

이런 경우 이전에는 김일성・김정일의 얼굴까지 드러나는 사진을 공개하기 위해 무리한 구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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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평양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회의 첫날 회의에서 대의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의 뒤로 대형 김일성, 김정일 동상의 다리 부분이 보인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26 yjlee@newspim.com


대북정보 관계자는 "노동신문 등의 콘텐츠는 당 선전선동부나 김정은의 철저한 사전 검열을 받게 돼있다"며 "승인 없이는 공개가 어렵다는 점에서 '이 정도는 괜찮다'는 기준의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지나친 우상화에 따른 문제를 지적하면서 "수령을 신비화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인식도 좋지 않은데..."경찰 만들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이 각별히 챙긴 건 '경찰 창설' 부분이다.

김정은은 지난 23일 "국가의 정치적 안전과 시대의 변화·발전적 요구에 맞게 우리나라에 부합되는 경찰 제도를 내오는 문제를 제기한다"며 "이와 관련하여 해당 부문들에서의 심도 있는 연구와 준비사업이 수년간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치안 유지 사업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진행하기 위하여 법투쟁 분야를 세분화, 전문화 한 경찰 제도를 수립하는 것은 당연하고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끈 건 그가 "원래 경찰이라는 말자체도 나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사실 북한에서 경찰의 인식은 좋지 않다. '조선말대사전'에도 경찰을 자본주의 국가의 폐악으로 묘사하면서 예문에도 모두 나쁜 경우만을 올려놓았다.

이는 북한 당국이 오랜기간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놓은 때문이다.

김일성이 이른바 '항일빨치산' 활동을 할 때 일본 경찰에 모진 고문을 받았다는 식의 반일(反日) 선전을 해왔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점을 김정은이 언급한 것이다.

공안기구인 국가보위성에서 일한 탈북민 이철은 씨는 "사실 김정일(2011년 사망) 집권 시기 경찰 제도 도입이 추진돼 관련 복장까지도 준비된 적이 있다"며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항일' 관련 언급을 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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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군견을 앞세운 사회안전특수기동대 병력이 지난 2025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24 yjlee@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경찰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경찰 제도를 내오면 국내에서 법기관들 사이의 사업 한계를 명백히 구분하여 호상연계와 협동을 원만히 보장하고 다른 나라 경찰기구들과의 협조를 실현하는 데도 유리하다"며 경찰 분야의 국제협력까지 염두에 둔 것임을 밝혔다.

또 "앞으로 경찰 제도가 정식 나오면 인차(즉시) 사회안전군을 경찰 무력으로 개편할 수 있게 준비사업을 더 빈틈없이 해야 한다"며 "경찰 제도의 수립과 관련하여 모든 사람들이 옳은 인식을 가지도록 해설·선전사업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일성의 '3대헌장기념탑' 폭파・해체 하기도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은 지난 2년 넘게 펼쳐지면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내몰았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도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면서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불퇴로 계속 공고히 다지며 적대세력들의 온갖 반(反) 공화국 도발 책동을 짓부숴버리기 위한 대적(對敵)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며 기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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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통일거리에 세워진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4.01.17


이런 언급은 그가 지난 2023년 12월 처음 언급한 뒤 줄곧 강조해온 '한국=제1주적' 주장과, 남북관계를 '국가 대(對) 국가'로 가져가겠다는 노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국=제1주적'이라며 적대감을 드러낸 김정은은 주민들에게 '통일' '민족'이란 말도 쓰지 못하게 조치했다.

또 평양에 세워진 3대헌장기념탑을 폭파해 버렸다.

김일성의 통일관련 정책노선 등을 찬양하기 위해 세운 시설을 하루아침에 없앤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김정일의 노선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6.15공동선언문에 '우리민족끼리' 라는 문구를 넣으려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관철했다.

이후에 북한은 대남정책이나 남북교류에 있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다.

이를 백지화 한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조치를 서슴없이 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9차 당 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생존전략과 노선으로 김주애로의 4대 세습 후계체제 구축 등 김정은 브랜드의 권력구조를 구축하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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