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테라 위성의 모비스 장비로 촬영한 오만만과 마크란 지역,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의 북부 해안의 위성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연일 시사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르면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이 대이란 휴전을 전격 선언할 수 있다고 보고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AF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이란과의 협상 진행을 주장하고, 이란이 물밑 대화를 첫 시인하면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28일(현지시간) 휴전이 선언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은 상대국이 신뢰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로 협상 파트너를 구축, 물밑 대화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 진행을 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해병대와 공수부대 등을 동원한 하르그섬 장악 카드를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의 지상전 카드에 대해 협상을 압박하는 강력한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과, 확전으로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28일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선언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28일 이전 공격할 이란의 핵심 타격 목표물을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하는 등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해진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상세하고 포괄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일반적인 기본 틀 수준의 합의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이스라엘은 이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대해 백악관도 이날 미국이 이란에 전달했다는 15개 항목 중 일부는 사실이라 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이란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에 협상을 고강도로 압박하는 한편, 협상에 진지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이 이란 측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진지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를 보증하기 위해 JD 밴스 부통령의 협상 참여 가능성도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고 ▷전투 중단 ▷고위 인사 암살 중단 ▷추가 전쟁 금지 보장 ▷전쟁 피해 배상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 등 5개항으로 구성된 자체 제안을 내놨다. 양측이 강경 발언을 쏟고 있지만 제한적 대화 신호를 동시에 보내면서 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협상에 나서는 플레이어들의 진정성을 감안하면, 협상 도출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미국의 대외 협상 주축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였으나, 이번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등판했다. 이는 윗코프와 쿠슈너에 대해 불신하는 이란 측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전언이 나온다.
이란 측 협상 파트너들도 실용주의 인사들이란 분석이 나와 협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란 측 협상 창구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부상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갈리바프 의장이 강경파로 분류됐지만 일정 수준의 실용성을 보여왔고, 체제 내부 정통성도 갖추고 있어 미국이 협상 상대로 고려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라 평가했다. 시나 아조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갈리바프는 ‘강한 지도자’를 지향하는 인물로, 강경파이면서도 실용적 성향을 함께 지니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잠재적 합의를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외교라인의 핵심인 아라그치 장관도 핵협상 수석 협상가 출신으로, 전쟁 이후 대외 메시지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아라그치 장관이 이날 중재국을 통한 미국과의 물밑 접촉을 인정하면서, 협상에 대한 이란 측 입장이 다소 유화적으로 돌아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협상을 이어가는 동시에 수천명 규모의 해병대와 공수부대를 중동에 이동시키며, 협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원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장악 카드도 손에 놓지 않고 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의 약 90%가 선적되는 핵심 수출 요충지다.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있는 이 섬은 호르무즈 해협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미군은 약 5000명에 달하는 해병원정대를 이란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18시간 안에 세계 어느 전장에도 도착할 수 있는 약 3000명의 정예 공수부대 투입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이 이 병력을 통해 하르그섬을 장악하면 이란에 대한 강한 압박용 지렛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하르그섬 장악 작전이 장기전을 촉발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미국은 피해를 감수해야한다. 하르그섬 점령은 단순 군사작전이 아니라 글로벌 원유 공급을 겨냥한 경제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군이 지상전을 시도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까지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하르그섬을 장악하더라도 이란이 협상에 나설지, 아니면 오히려 확전에 나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각에선 이란이 원유 시설을 스스로 파괴하는 ‘초토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