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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1인가구 지켜주는 ‘우리동네돌봄단’···“덕분에 든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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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복지사각지대 발굴 위해 9년째 운영
각 자치구에 총 1200명 돌봄단 활동하고 있어
돌봄대상 다양해···1인 중장년 돌봄 집중키로
경향신문

서울시 우리동네돌봄단 활동가인 김순례씨(오른쪽)와 그가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이웃 박재헌씨가 지난 19일 박씨의 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영재 기자


박재헌씨(70)는 서울 도봉구에서 15년째 홀로 살고 있다. 가족이 있지만 아들은 베트남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고, 딸도 일이 바빠 만나기 쉽지 않다. 박씨는 심장 수술을 한데다 고혈압에 당뇨 전조 증상이 있다. 가장 큰 걱정은 고독사다.

박씨는 “내가 신문을 구독할테니 이틀 이상 쌓여있으면 경찰에 알려달라고 윗 집에 부탁했다”면서 “누군가에게 못 볼 꼴을 보여주기는 싫다”고 말했다.

현관 앞 종이박스에는 그의 무탈함을 알리기 위해 받아놓은 신문들이 담겨 있었다. 그는 산악회 활동과 노인 일자리인 초등학교 등하교 안전지도를 하며 외로움을 던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전화하고, 집으로 찾아오는 ‘우리동네돌봄단’(돌봄단)도 그에겐 큰 위안에 되는 존재다.

우리동네돌봄단은 서울시가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시작한 주민 참여형 사업이다. “동네 이웃이 제일 잘 안다”는 취지에서 주민이 지역의 고립 위험 가구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1200명으로 구성된 돌봄단이 각 자치구에서 활동 중이다.

김순례씨(69)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7년 가까이 자살예방 생명지킴이로 활동하다 4년 전부터 돌봄단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통장과 주민자치위원을 오래 해 동네 사정을 잘 아는게 김씨의 장점이다.

김씨는 박씨를 비롯해 총 45명의 이웃의 안부를 확인한다. 주 12시간 활동하며 때로는 전화를 걸거나 방문을 해 생활 사정이 어떤지, 아픈 곳은 없는지, 집 수리가 필요한 곳은 없는지 등을 묻는다. 김씨는 자비로 밑반찬 등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한다. 그가 돌보는 이웃 가운데는 30대 청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비가 오거나 춥고 눈오는 날에는 더 자주 연락한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가장 위험한 때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장 불안한 순간은 연락이 닿지 않을 때”라면서 “전화가 저녁까지도 연결이 안 되면 집에 쫓아간다”고 말했다. 다행히 대부분 핸드폰을 두고 나갔거나 꺼놓은 경우가 많았다.

박씨에게도 김씨의 방문은 각별하다. “집에 있다가 전화로 목소리라도 들으면 반갑다”고 했다. 산악회 친구들에게는 “나는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 너희는 있냐”면서 자랑한다.

돌봄단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활동하지만 최근에는 50~60대 1인가구 남성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각종 보살핌 정책이 집중된 노인과 청년층에 비해 중장년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실태조사를 보면 50~60대 남성이 전국 고독사 사망자의 약 54%를 차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5일 “50~60대 1인가구는 사업실패와 이혼, 실직 등으로 혼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자존심 때문에 도움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며 “돌봄단을 통해 보살핌 정책을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인 중장년 가구 가운데는 전입신고 하지 않고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가 있어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힌다”며 “이혼신고 창구·일자리센터·폐업신고 창구 등에 체크리스트와 큐알(QR) 자기신고 안내를 배치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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