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피해 위성사진. 이미지 출처 : 기상청 |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과 역대 최대 산불 피해가 발생하며 '기후위기 시대'가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재난이 아닌 복합적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국가 대응 체계 전반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상청은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은 △역대 최대 규모 산림 피해를 기록한 대형 산불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여름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위기가 단일 현상을 넘어 복합 재난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산불 피해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10만5000㏊가 넘는 산림이 소실됐다. 고온·건조·강풍이 겹친 기상 조건이 산불 확산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도 역대급이었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25.7℃도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구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50일이 넘는 폭염일수가 이어졌다. 보령, 완도 등에서는 가을인 10월까지도 30℃를 웃도는 고온 현상이 지속돼 계절 경계마저 무너졌다.
이로 인한 피해도 확대됐다. 온열질환자는 전년 대비 20.4% 증가한 4460명(사망 29명)에 달했고, 식중독 등 건강 피해도 증가세를 보였다.
강수 패턴 역시 극단화됐다. 짧은 장마 기간 동안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며 가평, 서산 등 15개 지점에서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 25명, 재산 피해 1조1000억원 이상 발생했다.
반면 강원 영동지역은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여름 강수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며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준공 후 최저치인 11.5% 수준까지 떨어져 단계적 제한 급수가 시행됐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았다. 2025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44℃ 상승하며 역대 가장 더운 해 3위 안에 올랐고, 최근 3년은 모두 관측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대형 산불, 일본 폭설, 파키스탄 홍수 등 전 세계 곳곳에서도 이상기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피해 규모가 확대됐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과학 기반 재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산불 위험 예측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 확산 예측을 강화하고, 홍수 예측 정확도 개선과 수위 관측 인프라 확대 등 선제 대응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우리나라는 종합적인 기후재난에 직면하게 되었고 기후변화로 그 피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미래 기후위기를 체계적으로 감시·예측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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