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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500만원…참사 나면 어김없이 도착하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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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화재 피해 지원을 위해 익명의 기부자가 놓고 간 성금 500만 원과 국화꽃, 손편지


화재로 희생된 이들을 위해 국화 한 송이와 현금 500만 원, 그리고 손편지 한 장이 조용히 놓였다. 이름을 남기지 않은 기부자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렇게 이어온 나눔은 9년째 지속되며 누적 기부액만 7억 원을 넘어섰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피해를 돕기 위해 한 익명 기부자가 성금을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경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접수됐다. “사무국 앞에 성금이 담긴 박스를 두고 갔다”는 짧은 안내였다. 현장을 확인하자 입구에는 밀봉된 상자가 놓여 있었고, 안에는 현금 500만 원과 국화 한 송이, 그리고 손편지가 함께 담겨 있었다.

편지에는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기부자는 “화재로 희생된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하고 부상자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작은 정성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문장도 덧붙였다.

편지 말미에는 ‘2026년 3월 어느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느날’이라는 표현은 이 기부자가 매번 남기는 특징으로, 이름 대신 남기는 일종의 서명처럼 이어져 왔다.

모금회는 필체 등을 통해 동일 인물로 보고 있으며, 해당 기부자는 2017년부터 연말연시 캠페인과 각종 재난 상황마다 꾸준히 성금을 전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누적 기부액은 약 7억5000만 원에 달한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며 조용히 나눔을 이어온 기부자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마음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화재로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랑의열매는 오는 4월 22일까지 ‘대전 공장 화재 특별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모금된 성금은 유가족 생계비와 부상자 치료비, 현장 복구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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