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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남자도 아녀”…박왕열이 원망한 그 남자, 정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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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8·사진 왼쪽)이 공항에서 원망을 쏟아낸 상대는 3년 전 현지에서 ‘옥중 인터뷰’를 진행한 최광일(오른쪽) JTBC 탐사전문 PD로 확인됐다. 공동취재/‘악인 취재기’ 화면


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8)씨가 공항에서 원망을 쏟아낸 상대는 3년 전 그를 직접 만나 취재한 JTBC 소속 PD였다.

25일 임시 인도 방식으로 국내 압송된 박씨는 오전 7시 16분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손에는 천에 가려진 수갑이 채워졌다. 통상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고개를 꼿꼿이 들었다.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 명에 둘러싸인 박씨는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안면이 있는 듯한 취재진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넌 남자도 아녀(아니야)”라고 원망 섞인 푸념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취재진은 3년 전 필리핀 현지에서 박씨의 ‘옥중 인터뷰’를 진행한 최광일 JTBC 탐사전문 PD로 확인됐다.

최 PD는 2020년 ‘바티칸’이라는 마약단 탐사 과정에서 공급 총책인 박씨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필리핀에서 그를 직접 만나 조직범죄 행태와 호화 수감 생활 사실을 취재해 보도했다.

2023년 10월 최 PD와의 인터뷰에서 박씨는 자신이 필리핀 교도소에 있지만 국내 마약 유통을 지휘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국으로) 송환되고 싶은 거보다 못 간다. 왜냐하면 증거가 없다. 내가 마약 판 증거 있나”라며 여유를 부린 바 있다.

당시 그는 인터뷰 내용 보도 시 “진짜 화날 것”이라며 비보도를 전제했으나, 약속과 달리 방송이 나가자 측근 등을 통해 취재진을 협박했다.

앞서 JTBC에 따르면 박씨의 측근은 최 PD에게 “분명히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를 이용하고 불법 촬영까지 해서 저런 편집으로 뉴스를 보도하느냐”고 항의했다.

전화 연결이 어렵자 다른 취재원을 통해 “최 PD를 죽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박씨가 인천공항 압송 현장에 최 PD가 모습을 드러내자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9년 만에 송환
李대통령, 필리핀 대통령에 직접 인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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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8)이 공항에서 원망을 쏟아낸 상대는 3년 전 현지에서 ‘옥중 인터뷰’를 진행한 최광일(사진) JTBC 탐사전문 PD로 확인됐다. ‘악인 취재기’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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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48·사진 왼쪽)이 공항에서 원망을 쏟아낸 상대는 3년 전 현지에서 ‘옥중 인터뷰’를 진행한 최광일(오른쪽) JTBC 탐사전문 PD로 확인됐다. ‘악인 취재기’ 화면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박씨는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그는 2016년 국내에서 150억 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총기로 살해했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았던 카지노 투자금 7억 2000만 원을 빼돌렸다.

현지에서 두 차례 탈옥을 벌이다 결국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되는 등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텔레그램 활동명은 ‘전세계’였다.

그가 한때 수감됐던 뉴 빌리비드 교도소는 돈만 있으면 약과 식료품, 옷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VIP’로 여겨지며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한국 사법 시스템을 조롱하던 박씨의 호화 교도소 생활은 결국 대통령실까지 개입하며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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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박왕열 송환 - 필리핀에서 이른바 ‘전세계’라는 활동명으로 마약을 유통했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26.3.25 공동취재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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