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붙들고 오열 대전 안전공업 화재참사 한 희생자의 발인식이 엄수된 25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어머니가 아들을 영정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대전 |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
초등생 아들 “아빠 나 여기 있어”
유족·친구들 참았던 울음 터뜨려
경찰, 대전 본사·공장 등 압수수색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맨 영정 속 희생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상복을 입은 초등학생 아들은 길을 떠나는 영정 속 아버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쏟아냈다. “아빠 나 여기 있어.”
25일 대전 중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전공업 화재로 희생된 A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A씨는 두 아이의 든든한 아빠였고, 휴무일이던 참사 전날에도 부모 집을 찾아 밭일을 돕던 효자였다. 그가 일터에서 희생되기 전날 저녁을 함께하며 반주까지 기울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먼저 떠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 멀찌감치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다. 어머니는 “엄마가 미안해. 우리 아들 고생만 시켰어”라며 연신 절규하다 어린 손자들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 B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발인 전 B씨의 빈소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는 다른 유족의 부축을 받아 겨우 걸음을 옮겼다. 유족들은 빨간 천으로 둘러싸인 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가지 말라”는 절규가 이어졌다.
고인의 친구들이 조심스레 관을 들어 올려 운구차에 싣는 순간 유족들은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멈춰 서서 관을 바라봤다. 유족들은 이내 멀어지는 관을 향해 손을 뻗으며 오열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희생된 사망자는 모두 14명이다. 전날까지 희생자 전원의 신원이 확인돼 순차적으로 장례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희생자 가운데 3명의 발인이 이뤄졌다.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은 이날도 현장 감식에 나서 화재 발생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경찰은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건축 설계도면, 안전 작업일지, 소방 관련 자료 등 256점의 광범위한 자료를 분석하는 동시에 관련자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안전공업 화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전담 공무원 배치와 장례비 지급보증 등을 통해 유가족들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부상자에 대해서도 치료비 지급보증 등을 할 방침이다.
정부는 소방청과 고용노동부, 지방정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화재 위험 공정을 보유한 전국 2865개 사업장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집진기 등 설비 안전상태와 건축물 불법 증축 여부, 위험물 저장·취급 상태 등을 중점 점검해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별도로 건설 현장과 제조업 등 화재·폭발 고위험 사업장 1000곳을 추려 작업 현장 인화성 물질 제거 등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긴급 점검한다.
강정의·이종섭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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