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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빈살만, 트럼프에 ‘지상군 이란 투입’ 부추겨···‘종전 반대’ 표명도” NYT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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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이 중동 재편 기회 제공’ 주장
“유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일 뿐” 달래기도
사우디, 보도 일축···“평화적 해결 지지”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던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 전쟁을 지속하라고 부추겨왔으며, 지상군 투입과 이란 정부 축출을 촉구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측이 제안한 15개 요구항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빈살만 왕세자가 최근 일주일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며 미국이 이란 신정 정권 붕괴를 위해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이번 전쟁이 중동을 재편할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상군 파병을 촉구했으며, 이란 에너지 시설을 장악해 이란 정권을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빈살만 왕세자가 이란 전쟁을 두고 오락가락하면서 종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은 실수일 것”이라고 조언하며 이란 정권 약화를 위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점령을 위한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1000여명의 중동 지역 배치를 승인했다. 또 해병대 2500명도 중동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장기적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이란 정부를 축출해야만 위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입장과도 유사하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 붕괴 후 내부 권력 투쟁이나 내전이 발생해 이란이 ‘실패 국가’가 된다 해도 개의치 않지만, 사우디는 이런 상황이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란 정권 붕괴 후 군부나 민병대가 장악할 경우 이들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수 있으며, 특히 석유 시설을 표적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 전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수도 리야드와 주요 석유 시설이 타격을 입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수출길이 막혀 경제적 타격도 막대하다.

분석가들은 빈살만 왕세자가 전쟁을 피하고 싶어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전쟁이 벌어진 현재 이란의 군사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종전을 선언하고 떠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빈번한 공격에 노출될 수 있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주기적으로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걸프·아라비아 반도 책임자인 애스민 파루크는 “사우디는 분명히 전쟁이 끝나길 바라지만, 어떻게 끝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군에게 아라비아반도 서쪽에 위치한 킹 파드 공군 기지 사용을 허용하며 이란 전쟁에 점점 깊이 개입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가 이란 전쟁을 사우디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있으며, 전쟁이 지속되더라도 사우디 군사력으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유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자 빈살만 왕세자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안심시키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끝나더라도 석유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사우디가 전쟁으로 인한 석유 공급 부족분을 메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은 사우디를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빈살만 왕세자의 계획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이미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우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지만, 전쟁으로 중동 지역은 극도로 불안정한 투자처가 됐다.

사우디 정부는 빈살만 왕세자가 전쟁 장기화를 부추겼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사우디는 이번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평화적 해결을 항상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 전쟁에 발 담그는 사우디·UAE, 미 군사기지 사용 허용·이란 자산 동결···“참전은 시간문제”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241725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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