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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만 하던 Arm, 칩 직접 만든다…CPU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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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AGI CPU’ 공개
AI추론 수요 폭발하며 시장 급성장
‘고객과 경쟁 안해’ 35년 원칙 깨고
TSMC 3나노로 제작…첫 고객 메타
하반기 양산, 인텔·AMD에 도전장
5년내 자체칩 年 매출 150억弗 목표
서울경제

세계 최대 반도체 지식재산권(IP) 기업인 암(Arm)이 첫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칩을 내놓았다. 빅테크들의 자체 칩 개발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Arm도 설계도 판매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칩 제조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Arm이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 도전장을 내면서 AI 칩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 예술문화센터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자체 제작한 AI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AGI CPU’를 처음 공개했다. 그는 “오늘은 우리 회사에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파트너사들에 Arm의 고성능·저전력 컴퓨팅 기반 위에 구축된 선택지를 더 많이 제공해 에이전틱 AI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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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AGI CPU는 회사 창립 35년 만에 처음 선보인 자체 칩이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위탁 생산) 업체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된다. 300W(와트) 전력에서 최대 136개의 코어(명령어 처리 담당 부품)가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며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 칩으로 5년 안에 연간 150억 달러(약 22조 4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하스 CEO는 “새 제품이 x86 플랫폼 대비 랙(네트워크 장비 구조물) 하나당 같은 전력으로 기존보다 2배 이상의 성능을 낸다”고 강조했다.

첫 고객사는 칩 공동 개발에 참여한 메타가 낙점됐으며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자사의 자체 칩 ‘메타 훈련·추론 가속기(MTIA)’와 Arm CPU를 동시에 활용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방침이다. 오픈AI·세레브라스도 Arm CPU를 이용하기로 했으며 SK텔레콤(017670)도 새 제품을 활용해 추론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Arm은 SK하이닉스도 이번 개발에 메모리 솔루션 파트너사로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영국 기업인 Arm은 1990년 11월 설립 이래 이 반도체 기업들에 IP를 활용해 밑그림을 그려주고 수수료만 챙기는 수익 모델을 고수해왔다. 아키텍처(칩 구동 방식을 정해주는 지침)만 넘겨주면 삼성전자·애플·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이 도면을 보고 반도체를 설계하는 구조다. Arm이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의 90%를 장악했는데도 칩 개발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중립국)’로 불렸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이 AI 중심으로 전개되고 최근 추론용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35년 넘게 이어진 원칙은 깨졌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개발을 위해서는 추론 칩 확보가 중요해졌고 단계적 연산을 처리하는 CPU의 위상이 높아졌다. 추론용 AI 모델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데이터센터에서 기존 대비 GW(기가와트)당 4배 이상의 CPU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까지 CPU 성장세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뛰어넘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Arm은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 314억 달러에 인수된 뒤 추론 시대에 대비해왔다. 2018년 데이터센터 칩 IP 시장에 진출한 후 빅테크들을 공략한 결과 현재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Arm 기반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에도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페어를 65억 달러에 인수했다.

Arm의 자체 칩 개발로 AI 반도체 시장에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든 인텔과 AMD의 CPU가 데이터센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Arm이 IP 공급사인 반도체 제조사들에 자사 CPU 사용을 압박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주 공개한 데이터센터용 ‘베라 CPU’ 역시 Arm 기반으로 개발됐다. HSBC는 “Arm 자체 칩 출시는 판도를 바꿀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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