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에 전월세 임대 매물 대신 매매 매물 정보만 가득하다. 2026.3.23 ⓒ뉴스1 |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9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 달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110만 원에 계약됐다. 이 단지는 2830채 규모지만, 전용 41㎡~79㎡ 전 평형대에 월세 매물은 단 9건이었다. 전세 매물도 5건 수준이다. 인근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월세는 보증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가격이 많이 올라 100만 원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월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교육 환경이 좋거나, 신축 아파트가 많고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 등 선호 지역은 전세 품귀에 이어 월세까지 귀해지고 있다. 전세 가격이 급등하고 매물이 줄어들자 수요자들이 월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 월세 가격 지수 상승률은 0.87%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상계동, 중계동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월세 가격이 상승한 것이 원인이라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노원에 이어 성동(0.75%), 서초(0.74%), 광진(0.66%), 성북(0.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 가격은 151만5000원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도 감소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2만1364건에서 이날 기준 1만5759건으로 26.3% 줄어들었다. 자치구별로는 구로(―52%), 동대문(―48.9%), 노원구(―46.1%) 순이었다. 주로 전월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출퇴근이 편리하거나 학원가가 있는 지역이다.
3830채 규모 강북구 SK북한산시티는 이날 기준 월세 매물이 2건 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월세도 덩달아 많이 올랐다”라며 “매물이 없으니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도 문의가 꾸준히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3000채가 넘는 노원구 월계 그랑빌의 월세 매물은 0건이었다. 강북구 두산위브 트레지움(1370채)과 도봉구 대상타운 현대(1278채) 등도 월세 매물이 없는 상태다.
전월세 모두 매물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월세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인상된 가운데 보유세가 오르면 집주인들이 월세 가격을 올려 세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올해 신규 입주 물량 자체가 적고, 전세대출 요건도 강화돼 월세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유세가 오르면 집주인들이 신규 세입자에게 월세를 올려 받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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