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보유세 단독으론 한계…양도세 완화 병행해야 안정 효과"
정부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규제 패키지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 카드가 본격 부상하고 있다.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과세 강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 부담 확대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6·3 지방선거 전후를 기점으로 보유세 개편 등 세제 강화 방안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세제와 금융 규제를 망라한 대책이 함께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7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관련 연구 용역과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논의도 병행되는 상황이다.
이번 대책은 보유세를 중심으로 세제 전반을 손질하는 동시에 금융 규제를 결합한 ‘패키지형 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제 측면에서는 과표 구간을 세분화해 초고가 주택에 대해 세 부담을 집중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해 과세표준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보유세 실효세율을 손질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점이 주목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이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 현황보다 메트로폴리탄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는다”며 “뉴욕·도쿄·상하이·런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유예 종료 이후 매물이 잠기거나 가격 상승이 재개되면 보유세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의 보유세 실효세율 평균은 0.33%이며 한국은 0.15%다. 미국 0.83%, 영국 0.72%, 캐나다 0.66%, 일본 0.49% 등 주요국 대부분이 한국을 상회한다. 주요 도시를 보면 뉴욕 1.0%, 도쿄 1.7%, 상하이 0.4~0.6% 수준이다.
다만 단순 국제 비교를 근거로 한 개편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2023년 기준 0.93%로 OECD 평균(0.94%)과 유사한 수준이다. 국가별 자산 가치 산출 방식이 달라 실효세율만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 실효세율이 낮은 만큼 단계적 인상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면 양도세 등 거래세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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