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성인병으로 여겨졌던 지방간이 최근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증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운동 부족과 고열량 식단 증가 등이 꼽힌다. 사진출처=챗GPT |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지방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성인병으로 여겨졌던 지방간이 이제는 어린 연령층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것이다. 이는 방치할 경우 간염과 간경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의학적으로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며, 특히 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소아청소년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세계 간학회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이라는 이름을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질환(MASLD)'로 공식 변경했다.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단순 지방간부터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 그리고 섬유화와 간경변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0~19세 MASLD 환자는 2020년 1만 1214명에서 2022년 1만 5395명으로 37.3% 증가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의 약 7~14%가 MASLD 환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비만 아동으로 범위를 좁히면 30~50%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비만 아동의 약 40% 이상에서 지방간이 발견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에는 58%까지 보고된 연구도 있다. 실제 외래에서도 10세 이상 비만 환자들에서는 상당히 흔하게 발견되며, 8~9세 미만에서도 종종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의 지방간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 고열량 식단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패스트푸드, 당분이 높은 음료,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간에 지방을 축적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과 인슐린 저항성, 호르몬 변화 등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피로감이나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간 수치 상승이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다.
지방간이 점점 진행되면 단순 지방 축적 단계를 넘어 염증이 동반되는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간섬유화나 간경변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그나마 MASLD는 초기에 체중을 줄이고 식습관을 바꾸면 간은 다시 정상이 된다.
류인혁 교수는 "체중의 3~5%만 줄여도 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온다. 체중이 80㎏인 아이라면 2.4~4㎏만 빼도 효과가 나타난다. 7~10% 감량하면 염증이 줄고, 10% 이상 감량하면 섬유화 호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 수치는 다른 합병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응한다. 2~3㎏만 빠져도 간 수치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주 3~5일, 하루 1시간 이상씩 꾸준한 신체 활동이 권장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다.
류인혁 교수는 "처음부터 운동을 많이 할 필요 없다. 하루 20분 걷기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식습관은 탄산음료와 가당 음료를 끊고, 초가공식품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액상과당이 든 음료는 간에서 직접 지방으로 전환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권장 식단은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있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 섭취 권장량(종이컵 기준)을 보면 ▲현미밥·잡곡밥 2~3컵 ▲살코기·생선 1~1.5컵, 계란 1~2개 ▲채소 3~5컵 ▲과일 1~2컵 ▲유제품(저지방 또는 무가당 우유 및 요거트) 1컵 ▲견과류 한 줌 등이다.
류인혁 교수는 "지방간을 단순히 살이 쪄서 생긴 문제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몸 전체의 대사질환의 강력한 경고 신호"라며 "학교 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 나왔다면 절대 무시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라면 10~12세부터 매년 간 수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회복력이 훨씬 좋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면 간은 반드시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진료 중인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