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호화생활..텔레그램으로 국내 마약 유통
마약왕 박왕열 송환 (영종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2026.3.25 [공동취재] hama@yna.co.kr (끝) |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수감 중에도 대규모 마약을 유통해 온 일명 '마약왕'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 25일 오전 6시 41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박씨는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으로 단기 52년,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복역 중이었다. 2016년 카지노 사업 동업자인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박씨는 현지 사법 절차와 복잡한 외교적 문제로 송환이 미뤄져 왔으나 지난 3월 열린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씨의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 한달만에 전격 송환으로 이어졌다.
박씨는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살인, 마약까지 범죄 궤적을 넓혀왔다.
2011년 박씨는 1만207명에게서 1조960억원을 가로챈 IDS홀딩스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하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이후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박씨는 2016년 10월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을 김모씨와 공범해 사탕수수밭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이 사건이 국내와 필리핀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잠적한 박씨는 범행 37일 만에 한국과 필리핀 경찰 꾸린 합동검거팀에 붙잡혔고, 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공범 김씨는 국내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돼 지금도 복역 중이다.
박씨는 현지에서 살인죄로 수감된 이후 두 차례 탈옥을 벌였다.
2017년 3월 6일 현지 이민국 외국인 보호소에서 탈출했다가 3개월여만에 붙잡혔고, 이후 살인 혐의와 더불어 마약 소지 혐의로 현지에서 구속수감됐다.
2019년 10월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州)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인근 타를라크주(州) 지방법원 법정에 다녀오던 중 달아나 1년 뒤인 2020년 10월 검거됐다.
현지에서 징역 60년을 선고 받고 다시 수감된 박씨는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로 활동하며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내에 마약을 대거 유통했다. 이 마약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책으로 불렸던 '바티칸 킹덤'에 흘러갔다.
박씨가 수감된 뉴 빌리비드 교도소는 돈만 있으면 약과 식료품, 옷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VIP'로 여겨지며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사법 시스템을 조롱하던 박씨의 호화 교도소 생활은 결국 청와대까지 개입하며 막을 내리게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박왕열을 거론하며 "이 사람이 지금도 교도소 안에서 대한민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애인도 부르고 논다고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박씨의 신병을 넘겨받는 즉시 사법처리 절차에 즉시 착수할 방침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박 씨의 송환은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정부는 박 씨가 압송되는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초국가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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