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가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계 합병증을 막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이라는 미용 목적을 넘어, 심혈관 합병증을 막는 강력한 ‘의학적 방패’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심장 좁은 길 넓히는 ‘혈류 조절자’ 확인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 의대와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 공동 연구팀은 최근 위고비의 주성분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이 심장 미세혈관의 혈류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이 심장 모세혈관 주위 세포의 특정 채널(KATP)을 활성화한다는 점을 찾아냈다. 이 과정이 마치 도심의 꽉 막힌 이면도로를 넓히듯, 허혈 상태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 전체적인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GLP-1 성분 투여 후 심장 모세혈관 폐쇄율이 73.9%에서 30.7%로 급감하며 혈류가 회복되는 기전이 확인됐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생성한 AI인포그래픽. |
◆ 단순 감량 넘어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이번 연구는 GLP-1이 심장에 직접 작용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위고비는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대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견이 심장마비 이후 발생하는 미세혈관 장애를 치료하는 신약 개발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체중 숫자를 줄이는 것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심장 기능을 보호하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비만 치료제가 단순한 다이어트 보조 수단이 아니라 대사질환과 심혈관 지표를 개선하는 전문 의약품임을 재확인해 준 근거”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임상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됨에 따라, 향후 비만 치료제가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서 필수적인 ‘기초 치료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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