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고위급 평화 회담을 준비하면서 중동 지역에 최정예 부대를 파병하는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협상 타결을 위한 심리적 압박과 함께 협상이 결렬돼 최악의 상황으로 나아갈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전략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은 중재국을 통해 고위급 평화 회담 의사를 이란에 전달하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르면 26일 이란과 고위급 평화 회담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의 일환으로 이란 측에 15개 항목의 협상 조건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이란 핵무기 포기 ▲헤즈볼라 등 친 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이스라엘 인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전쟁 전 미국과 핵 협상을 하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협상 대상에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런 입장은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대화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실질적인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등을 협상안에 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의 선서식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이란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다"며 "핵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석유·가스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란이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육군 최정예 공수부대인 제82 공수사단 3000여명을 중동에 배치하기로 했다. 제82 공수사단은 명령 하달 후 18시간 내 투입되는 부대다. 또 미 국방부는 해병원정대 약 5000명도 이란 인근 지역으로 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제82 공수사단 병력의 중동 투입과 관련한 서면 명령이 곧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WSJ에 밝혔다.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면서 병력을 중동에 증파하는 것을 두고 외교적 해법을 열어두면서 군사 압박 수위를 올리는 강압외교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이 종전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제안을 두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에 대한 암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란의 지도부는 공습으로 대부분 사망하고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 소수에 불과하다.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이란 내에서 보수 강경파로 꼽힌다.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은 전술을 바꿔 분쟁을 장기화하고,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결정권이 전적으로 그의 손에 달린 것은 아니라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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