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에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사진=허지은 기자]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치러진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일단 경영권을 수성했다. 하지만 이사회 내 우군을 대거 확보하려던 감사위원 확대 안건이 무산되고, 오히려 상대측의 이사회 견제 장치가 마련되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5명의 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5명 중 최윤범 회장, 황덕남 이사회 의장은 고려아연이, 월터 필드 맥라렌(Walter Field Mclallen) 이사는 합작법인인 크루서블JV(Crucible JV)가 추천한 인물이다. MBK·영풍 측 인사로는 최연석·이선숙 이사가 선임됐다.
최 회장이 우선 경영권은 지켰지만, 세부 안건에서는 사측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사측이 이사회 내 우호 세력을 늘리기 위해 제안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이 부결된 점이 뼈아프다.
해당 안건이 무산되면서 이민호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려던 제5호 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비록 제4호 의안인 김보영 감사위원 선임 건은 가결됐으나, 감사위원회를 완벽히 장악하려던 사측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MBK·영풍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소집 절차 변경 안건이 가결되면서 경영진에 대한 견제 장치가 한층 강화됐다. 앞으로 고려아연은 이사회 소집 최소 3일 전에 이사진에 통보해야 한다. 기존 ‘1일 전 통보’ 규정을 활용해 주말 사이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주요 결정을 내리던 이른바 ‘꼼수 소집’이 원천 봉쇄된 것이다.
‘불편한 동거’ 2라운드…9월 상법 개정 변수
이번 주총 결과를 두고 주주들이 어느 한쪽의 손을 전적으로 들어주기보다 견제와 균형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 체제의 연속성은 인정하되, MBK·영풍 측 이사들의 진입과 절차적 투명성 강화를 통해 독주를 막겠다는 심산이다.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의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무산된 감사위원 추가 선임 문제는 오는 9월 개정 상법 시행에 맞춰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연임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이사회 내 반대 세력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라며 “향후 자사주 처분이나 유상증자 등 주요 의사결정마다 양측의 치열한 법리 검토와 표 대결이 재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