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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갈 길 멀다”… 로봇 국산화·데이터 확보·규제 장벽 해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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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실험 공간·샌드박스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 필요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구아현 기자] “현장의 암묵지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법적·저작권 장벽이 여전히 높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는 서비스 로봇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제조 현장으로의 확대가 시급합니다.”

윤석준 포스코DX 상무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로봇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피지컬 AI의 산업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를 꼬집었다. 이번 토론회는 고동진·안철수·이상식 의원이 대표로 있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 국회의원연구단체가 주최, 산학연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피지컬 AI 시대 한국의 전략과 제도 개선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 “피지컬 AI 상용화… 총비용·데이터·규제 모두 문제”

최리군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피지컬 AI 로봇이 상용화되지 못하는 이유를 꼬집었다. “총소유비용, 열관리, 잦은 고장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며 “중국 로봇이 싸고 좋아 보이지만 막상 들여놓고 쓰려면 운영비용과 관리 인력 비용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 총비용이 낮다고 증명하는 순간이 오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장은 국산 로봇의 현실을 더욱 냉정하게 짚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 로봇만이 인정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는 “국내 로봇 활용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글로벌 로봇 시장 점유율 상위 1% 안에 국내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만의 휴머노이드 AI 밸류 체인 확보가 필요하다”며 “자동차, 조선, 방산까지 확장 가능한 K-휴머노이드 플랫폼을 내년까지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핵심 병목은 데이터라고 입을 모았다. 이규빈 GIST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챗GPT 수준의 데이터를 로봇 분야에서는 아직 모으지 못하고 있다”며 “자율주행과 달리 로봇은 팔·다리의 자유도가 훨씬 높아 필요한 행동 데이터의 양과 복잡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가 차량 구매 시 데이터 수집 동의를 의무화해 자율주행 시장을 주도하게 된 사례를 들며 “데이터를 모아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보조금·공간·샌드박스 확대, 제도가 뒷받침돼야”

보조금 지원이 강조됐다. 최 상무는 “자동차 보조금처럼 로봇에도 보조금이 있으면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 기관에서 서류 배달, 안내, 배송 등 단순 업무부터 활용을 시작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도 대학에 로봇 장비 도입 보조금이 지원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쌓고 기업으로 이어지는 인재 파이프라인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창 대동로보틱스 경영전략실장도 “첨단 AI 농업 로봇의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기존 농기계 보조금 수준을 넘어선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험·연구 공간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최 상무는 “수도권에 우수 연구 인력이 편중돼 있고, 기업들이 공간을 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며 폐공장 활용을 포함한 정부·지역 차원의 공간 지원을 제안했다. 이 소장도 “미국이 로봇 연구를 잘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실험 공간이 넓다는 것”이라며 R&D 연구비 지원 시 공간 확보 여부를 조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규제 샌드박스의 질적 고도화도 요구됐다. 서준호 한국 AI·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인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실증 사업을 통해 국내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상무도 “제조 현장 로봇에 대한 샌드박스 적용 확대와 함께 지역 제조 환경에 맞는 유지보수 인력 양성 체계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로보틱스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시장 규모는 150조 원 내외로 추산되며 향후 매년 20~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 서비스 로봇, 물류 로봇, 청소 로봇, 의료용 로봇이 30%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 로봇과 감시·순찰 로봇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상용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 공장에 3세대 옵티머스 로봇 1000대 이상을 배치했고, 피규어 AI는 BMW 공장에서 11개월간 5mm 허용 오차 범위 내에서 2초 안에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운용 중이다.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피지컬 AI는 LLM이 현실 세계에서 나와 액션을 취하는 것”이라며 “합성 데이터, 월드 모델, 파운데이션 모델 등 핵심 기술 확보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순목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인공지능정책과장도 "휴머노이드와 AI 팩토리 정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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