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헌재, 재판소원 첫 사전심사서 26건 각하…첫 문턱 통과 0건(종합)

댓글0
전날까지 누적 153건 접수…'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도 전원부 본격 심사 못 가
청구사유 미비 17건 가장 많고 청구기간 도과 5건·보충성 원칙 위배 2건 등
연합뉴스

헌재 재판소원 사전심사 결과는?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재판소원을 도입한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주 그간 접수된 사건들의 사전심사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전날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금주 초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일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회부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6.3.23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첫 지정재판부 사전심사에서 총 26건의 청구 사건이 모두 각하됐다. 본격 심사 문턱을 한건도 넘지 못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재판취소 사건 관련 지정재판부 결정 현황과 주요 판시사항'을 공개했다.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 결과에 따른 첫 재판소원 관련 결정이다.

헌재는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 총 153건 가운데 이날 26건에 대해 각하 결정했다. 현재까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없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하는데, 아직까지 단 한건도 이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첫 판단에선 각하 사유별로 '청구사유'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각하된 사건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구기간 도과' 5건, '기타 부적법' 3건, '보충성 흠결' 2건 순이었다. 한 사건은 보충성과 청구사유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헌재법상 '청구사유'는 확정된 재판이 ▲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다.

헌재는 이번 지정재판부 판단을 통해 "확정된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으로서는 헌재법상 각 사유를 갖췄는지에 대한 진지하고 충실한 주장·소명을 다 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 각 호의 사유를 갖췄다고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주장하거나 ▲ 형식적으로는 각 호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으나 그 실질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한 경우 기본권 침해가 명백히 소명되지 않았다면 청구 사유를 구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접수된 '2026헌마679'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대법원 판결이 위법한 현행범 체포 및 절차적 보장이 결여된 상태에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신체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청구 사유가 구비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재판소원 사전심사 첫 판단 앞둔 헌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재판소원을 도입한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주 그간 접수된 사건들의 사전심사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전날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이번주 초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일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회부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6.3.23 dwise@yna.co.kr



또 헌재법상 재판소원은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청구기간 도과'를 사유로 각하된다. 이번 사전심사에서 5건이 청구기간을 넘겨 각하됐다.

'2026헌마652' 사건 청구인의 경우 지난 1월 8일 재판을 확정받고 30일을 훌쩍 넘긴 지난 12일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은 "재판소원 시행일 이전에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이 허용되지 않아 청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헌재는 청구기간 도과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다른 법률적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봐 각하 대상이 된다.

2호 접수 사건으로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 고(故) 김달수씨의 유족이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이 이같은 보충성 요건 미비로 각하됐다.

청구인 측은 해당 사건이 소액사건심판법에 의해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아 상고를 포기했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소액사건심판법 3조의 취지나 기록에 비춰 보면 전심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서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르더라도 상고가 가능했다는 취지다.

재판소원은 '확정된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데, '2026헌마703' 사건의 경우 항소심 재판 중에 재판소원 청구가 접수돼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되는 재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재판소원 시행 10분 만에 접수된 '1호 사건'은 아직 지정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이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모하메드(42)씨가 강제퇴거 관련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사건이다.

다만 해당 판결 확정일도 접수 당시 이미 두달가량이 지나 청구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 유튜버 쯔양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내 실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도 재판소원을 내 조만간 사전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재판소원 사전심사 첫 판단 앞둔 헌재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재판소원을 도입한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주 그간 접수된 사건들의 사전심사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전날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이번주 초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일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회부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6.3.23 dwise@yna.co.kr



헌재 안팎에선 재판소원 도입으로 인한 사건 부담을 막기 위해 사전심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헌재는 당초 제도 시행 전엔 상고 건수 대비 25∼30%의 불복률을 적용해 연간 1만∼1만5천건이 추가로 접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행 첫 일주일간 접수 추세를 토대로 연간 5천∼7천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측치를 수정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될 것으로 본다.

법조계는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사전심사에서 걸러지는 사건의 기준과 비율이 제도 안착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법무법인 바른이 이날 오후 '재판소원 제도의 내용 및 절차에 관한 실무 안내'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도 사전심사의 중요성이 거론됐다.

박성호 변호사는 "사전심사는 재판소원의 실질적 관문"이라며 각하 사유 가운데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경우'를 핵심으로 꼽았다. 박 변호사는 "'명백성'은 형식적 요건 심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실체적 요건에 대한 검토가 상당 부분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전기철 변호사는 "'기본권 침해의 명백성'은 판례에 의해 개념이 정립될 것"이라며 독일의 심사 공식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각각 법원이 기본권의 의미와 범위를 완전히 간과하거나 근본적으로 오해한 경우 연방헌법재판소가 개입한다는 원칙(Heck 공식), 어떤 기본권이 문제되는지에 따라 심사 강도를 달리한다는 원칙, 법원의 증거조사 평가 등에 자의성이 발견되지 않는한 헌재가 개입해 심사하지 않는다는 원칙 등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김진한 변호사도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재판관)가 지난 20일 주최한 재판소원·사전심사제도 관련 내부 발표회에서 "지금 잘못된 길에 들어선다면 자칫 헌재를 낭떠러지로 모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며 촘촘한 사전심사 제도 설계를 강조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아시아경제부여군, 소비쿠폰 지급률 92.91%…충남 15개 시군 중 '1위'
  • 뉴시스'구명로비 의혹' 임성근, 휴대폰 포렌식 참관차 해병특검 출석
  • 동아일보[부고]‘노태우 보좌역’ 강용식 전 의원 별세
  • 헤럴드경제“김치·된장찌개 못 먹겠다던 미국인 아내, 말없이 애들 데리고 출국했네요”
  • 머니투데이"투자 배경에 김 여사 있나"… 묵묵부답, HS효성 부회장 특검 출석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