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영 기자(bada@pressian.com)]
지난 10일 경기 이천 자갈·석재 가공업체 중앙산업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한 23세 이주노동자 고(故) 응우옌 반 뚜안 씨가 24일 베트남 고향 땅에 묻혔다.
경기이주평등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 뚜안 씨는 지난 22일 사랑하는 가족 품에 안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뚜안 씨의 절친한 친구가 그의 유골이 봉안된 유골함을 유족에게 전하기 위해 지난 21일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한국의 유족 대리인인 장혜진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노무사와 원옥금 주한 베트남 공동체 대표가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동행했다.
경기이주평등연대는 "하노이 공항에는 뚜안의 아버지, 친척, 친구 등 20여 명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든이 넘은 이웃 할머니도 마중을 나왔다"며 "공항은 순식간에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고 전했다.
▲유골함이 도착한 지난 22일 뚜안 씨의 어머니가 유족 대리인 등의 손을 잡고 통곡했다. ⓒ경기이주평등연대 |
▲뚜안의 아버지가 지난 22일 자정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아들의 유골함을 들고 섰다. ⓒ경기이주평등연대 |
그의 고향 응에안성 떤끼현은 하노이에서도 280km(킬로미터)가량 떨어져 있다. 뚜안 씨의 아버지는 친지들과 미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유골함을 품에 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그가 숨진지 12일이 지난 때였지만, 마을에선 추모식이 계속 열리고 있었다. 경기이주평등연대는 "사망한 날부터 매일 수십, 수백 명의 친구와 지인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뚜안의 유골이 도착한 날에도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애도했다"며 "뚜안의 어머니는 유골이 도착하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슬퍼했고, 할머니와 다섯 명의 동생도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뚜안 씨 이모는 "뚜안의 엄마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계속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일어나지 못 한다"며 "10여일 째 죽을 한 숟가락씩 떠먹이고, 인삼을 입에 물려 주며 겨우 버티게 하고 있다"고 경기이주평등연대에 밝혔다.
그는 "뚜안의 부모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빠는 (일하다) 사고를 당했고, 너무 크게 다쳐서 집안일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며 "엄마도 오랜 심장병을 비롯해 여러 병을 앓고 있어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한국에 입국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한 뚜안 씨의 모습. ⓒ경기이주평등연대 |
경기이주평등연대는 "뚜안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논에서 우렁이와 조개를 잡아 생계에 보탰고, 한국에서도 250만 원을 벌면 15만 원만 쓰고 나머지 돈은 모두 집으로 부치고 그마저도 아껴 집수리 비용도 보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설 연휴 때, 2023년 8월 16일 한국 입국 후 처음으로 베트남에 갔고 자기 돈으로 고친 지붕을 보며 매우 기뻐했다"며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뚜안이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성실해서 마을 사람들이 다 사랑하던 아이였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의 남동생은 경기이주평등연대와 영상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한국에 사는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우리 형과 같은 비극적인 일을 다시는 겪지 않길 바란다"며 "우리는 회사 측이 책임과 법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측·로펌 "한국대사관 공증"
현재 유족과 사측은 유족 대리인을 둘러싼 공증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회사를 대리하는 로펌 대륙아주의 변호인단이 유족 측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의 공증'을 받아올 것을 고수하면서다.
유족 대리인 이용덕 소금꽃나무 활동가는 "지난 13일 사측과 변호인, 유족 대리인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뚜안의 아버지, 어머니 서명이 담긴 대리인 선임서를 보여줬다"며 "이후에도 법무법인 신촌의 인증을 받아 부모 2명의 신분증 인증서, 가족관계를 증명할 거주정보 확인서 인증서, 출생증명서 인증서, (뚜안 씨의) 혼인상태(미혼) 인증서를 회사에 추가로 이미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륙아주 변호인단은 지난 23일 유족 대리인단에 내용증명으로 답변을 보내 "주베트남 대한민국 영사관 소속 공증담당영사의 인증을 받은 위임장, 유족이 유족임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경기이주평등연대는 이와 관련 "정말 치졸하고 비열한 행위"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며 협의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시간을 끌면 여론이 식고, 노동부나 경찰이 봐주기 조사와 수사를 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은 이와 관련 중앙산업 대표이사와 대륙아주 변호인단 측에 입장을 묻기 위해 24일 문자, 전화로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손가영 기자(bad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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