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만찬 당시 촬영된 사진 모음 중 첫 번째로 배치한 사진. 다카이치가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춤을 추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
미국 백악관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만찬 당시 사진을 공개하면서, 첫 사진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다소 과장돼 보이는 모습으로 노래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듯한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현지에선 백악관이 의도적으로 이런 사진을 공개했다는 의견과 함께, 다카이치 총리의 행동이 국가 정상으로서는 경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백악관은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카이치의 백악관 방문 당시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정상회담과 만찬 일정은 각각 주제를 나눠 따로 공개했다.
만찬 당시 사진 모음에서 백악관은 가장 첫 번째로 다카이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춤을 추는 장면을 배치했다. 사진을 보면 다카이치는 양팔을 들어 주먹을 쥔 채 춤을 추는 모습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악관은 사진 설명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 앞서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고 적었다.
백악관이 공개한 만찬 당시 사진들. 가장 첫 사진으로 다카이치가 춤추는 장면을 배치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
이 장면은 군악대가 일본 록밴드 ‘엑스 재팬(X Japan)’의 ‘러스티 네일(Rusty Nail)’을 연주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이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스티 네일’은 대학 시절 록밴드 드러머로 활동한 다카이치 총리의 애창곡으로, 일본 현지 방송에서도 직접 따라 부른 바 있다. 다카이치는 만찬 이후 X를 통해 직접 “만찬장 입구에 도착하자 군악대가 ‘러스티 네일’을 연주해줬다. 무척 감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만찬 당시 나머지 사진 대부분은 트럼프와 다카이치의 악수, 인사말, 환송 등 무난한 장면들이다. 백악관은 이런 사진들을 모두 제치고 다카이치가 춤추는 사진을 가장 첫 사진으로 공개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백악관의 동맹국 정상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정치 평론가 하타케야마 스미코는 TBS 방송에서 “다소 자리에 어울리지 않고 들뜬 듯한 다카이치 총리의 사진이 거론되고 있는데, 그것을 백악관이 굳이 첫 번째 사진으로 공개한 건 정말로 존중이 결여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맹국과의 외교 관계인 이상 어느 정도 비위를 맞추거나 겉치레를 하는 일은 필요하겠지만, 트럼프의 노골적인 발언 같은 것에 맞춰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은 한 나라 정상이 보인 행동으로는 지나치게 가벼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총리로서 품위가 없다” “너무 들뜬 것 아니냐”는 등이다.
반면 “사진만 떼어 보면 과해 보일 수 있지만, 배경을 알면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다수 있었다. 군악대가 만찬장 입구에서부터 다카이치 총리의 애창곡을 연주해 줬기에,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충분히 할 만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도 X에 “이런 환대를 눈앞에서 보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현지 온라인상에선 “그 상황에서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 “사진만 딱 잘라서 보면 오해를 산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 주일대사 세르기 코르순스키는 “미국에서는 꾸밈없는 지도자가 높이 평가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두고 과반을 훌쩍 넘는 유권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0~22일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9%가 미일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전달과 비교하면 2%포인트 하락했지만, 71%로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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