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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일 유예" 전환 속 이란, 누가 통치하나…지도부·외교·거리 '3각 생존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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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사후 '모자이크 구조' 혁명수비대 부상…권력 공백 메우는 통치 시스템
'무제한 보복' 경고 아그라치 외무…굴복 없는 정권의 핵심 메신저
무장 지지자들 거리 장악…시위 차단하며 내부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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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엥헬라브 광장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초기에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군 지휘관 등의 장례식에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대형 사진이 화면에 표시돼 있다./AF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유예하며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지만, 협상 상대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란 지도자들이 모두 죽었고,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생존 여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지도부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이 때문에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지도부 참수에도 작동"…권력 공백 메우는 이란 통치 시스템

로이터통신은 이날 2월 28일 시작된 전쟁 첫 타격 중 하나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이란의 통치 시스템이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 능력을 유지하는지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979년 혁명으로 탄생한 이슬람 공화국은 소수의 개인에 의존하기보다 신권 체제의 생존에 대한 공동의 약속으로 뒷받침되는 계층화된 제도를 갖춘 복잡한 권력 구조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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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부터)·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사데크 라리자니 사법부 수장이 2017년 2월 2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6회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봉기) 지지 국제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으로 알리 하메네이의 저작 보존 및 출판 센터 공식 웹사이트에서 캡처한 사진./AFP·연합



새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는 그 역할과 광범위한 공식 권한을 물려받았지만, 아버지가 누렸던 자동적인 권위가 부족하며 혁명수비대(IRGC)의 선택을 받았기에 그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 사망 당시 부상을 입어 국영 TV에서 '부상당한 참전용사'로 불렸으며, 3주 이상 사진이나 영상 없이 서면 성명만 두차례 발표해 그의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명수비대는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더욱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이들은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 등 지휘부 참수를 견딜 수 있도록 각 지휘관의 후임 체계가 마련된 '모자이크(mosaic)'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어, 초기 타격으로 많은 고위 지휘관이 사망했음에도 경험 많은 다른 인물들로 교체돼 복잡한 전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 파크푸르 총사령관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다음날인 1일 아흐마드 바히디 부사령관이 총사령관이 됐다.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16일 알리 하메네이 사후 사실상 전시 지도자 역할을 해온 알리 라리자니 최고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제거한 것이 이란 정권에 진정한 타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바히디 총사령관, 무장 단체들과의 유대를 관리하는 쿠드스군 에스마일 가아니 사령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임무를 맡은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 사령관, 살아있는 가장 큰 정치적 거물이자 최근 미국과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강경파로 알려진 골람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 걸프 국가들에 사과했다가 발언을 철회해야 했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가장 강경한 인물 중 하나인 사에드 잘릴리 전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그리고 서방 적국들과 협상을 이끌어온 아바스 아그라치 외무장관 등이 여전히 권력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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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13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전통적인 쿠드스의 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이란 IRNA·UPI·연합



◇ '무제한 보복' 경고한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항전 정권의 핵심 메신저로 부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지도부의 상당수가 숨어 있거나 사망한 상황에서 63세의 아그라치 외무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위축되기를 거부하는 굴복하지 않는 정권의 주요 메신저가 됐다고 보도했다.

정권 충성파이자 끈질긴 협상가인 그는 미국 CBS 뉴스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공개적으로 거부했으며, 이스라엘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무제한의 보복'을 가하겠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경고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핵 협상 수석대표인 아그라치 장관이 향후 이란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야심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라리자니처럼 강력한 정치적 또는 대중적 지지 기반이 없어 정책을 형성하기보다는 항상 실행자였다고 분석했다.

WSJ는 전직 미국 관리들의 평가를 인용해, 아그라치가 회의에서 전문적이고 차분하며 실용적이었지만, 때로는 경솔한 위협을 가하고 합의된 사안을 다시 제기하는 어두운 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2015년 협상을 이끈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부장관은 그가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참호전(trench-warfare) 협상 전술로 인해 협상 마지막 시간에 자신을 분노의 눈물로 몰아넣었다고 회상했다. 카펫 상인의 손자인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외교를 다양한 인수를 사용해 끊임없이 흥정하는 이란 바자회에서의 협상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고위 아랍 관리들에 따르면, 이번 전쟁 발발 전 그는 아랍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아그라치 장관이 11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고 주장했으나, 아그라치는 이를 부인하며 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수년간 공개된 기록이라고 반박했다.

셔먼 전 부장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지지하고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혁명수비대에 자원한 그가 혁명적 진정성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핵 협상 당시 유럽연합(EU) 조정관이었던 스페인 외교관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은 그가 양자 물리학과 종교를 논할 만큼 지적이지만 협상에서는 무자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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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입을 한 이란 여성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테헤란 주거 빌딩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EPA·연합



◇ 거리 장악한 무장 지지자들…'정권 생존' 위한 내부 통제 강화

이렇게 지도부가 건재하면서 이스라엘이 목표로 하는 이란 이슬람 혁명 정권 교체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정권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정부 지지자들과 무장한 자원봉사자들이 보안 검문소를 지키며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45세의 모하마드는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 자신의 '종교적 의무'라고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매일 저녁 대규모 친정부 집회와 거리를 순찰하는 '카라반(caravans)'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군사 병력이 걱정 없이 싸울 수 있도록 거리를 보호하며, 외세가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항의 시위나 반대 그룹에 의한 불안, 종족 분리주의 운동 등 새로운 전선을 여는 것을 막고 있다.

이란 체제는 수백만 명 규모의 민병대 바시즈 자원 조직과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소수 지지층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무장하지 않았던 많은 바시즈 대원은 이제 무기를 들고 오토바이를 탄 채 카라반의 선두에서 이란 국기를 들고 종교 음악을 틀며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이 체제 지지자들은 이 전쟁을 살아남는 것뿐만 아니라 지난 1월 전국적으로 번졌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한 실존적 전투로 보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당시 시위 진압으로 최소 7000명이 사망했으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봉기 촉구 발언이 시위가 외세의 지원을 받는 선동가들의 소행이라는 그들의 믿음을 강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번 주 시위 연루자 3명을 교수형에 처했다.

국가 정치 지도자들과 군 사령관들은 대중에게 "거리, 거리, 거리"를 강조하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거리에서 존재감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마지드 무사비 사령관은 엑스에 "거리는 당신들과 함께, 전장은 우리와 함께"라고 적었다. 한 영화감독은 이들의 확성기와 무장 순찰이 위협적이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정부 시위에 참여한 55세 여성 파테메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오빠를 잃었음에도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과 싸우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 최고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6일 테헤란 거리의 바시즈 및 경찰 검문소를 공격해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즈 최고사령관을 제거했지만, 정권과 연계된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검문소는 다리 밑이나 터널 안으로 이동했다.

42세의 모스타파는 1953년 미국과 영국이 후원한 쿠데타를 언급하며, "외부의 적들이 정권 교체의 경로로 거리 시위에 의존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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