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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뜨자 약 집는 로봇"…中 24시간 '로봇 약국'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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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후 출고까지 2분…콘택트렌즈에서 처방약까지
1여년간 30여곳 매장 운영...'로봇 약국' 첫 상용화
무인편의점도 100여곳 운영…즉석식품 판매 계획도
칭화대 출신 창업자 세운 갤봇…'일하는 로봇'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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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봇 로봇이 주문 접수 후 매대에서 제품을 꺼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춘 하이싱빌딩 지하. 이곳에 위치한 24시간 콘택트렌즈 전문점 한쪽에 로봇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배달앱으로 주문이 들어오자 로봇은 매대에 빼곡히 진열된 1000여 종의 제품 가운데 해당 상품을 정확히 집어 포장대로 옮긴 뒤 포장백에 담아 스마트 픽업 보관함에 넣는다. 매장 밖에 도착한 배달기사는 스크린에 주문자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를 입력하고, 보관함이 자동으로 열리면 물건을 꺼내간다. 주문부터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2분. 배달기사는 기자에게 “로봇이 사람보다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곳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갤봇(銀河通用·인허퉁융)이 중국 콘택트렌즈 전문점 탑팝과 합작해 만든 ‘스마트 소매 물류창고’의 현장이다. 갤봇은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취득한 뒤 1년여 동안 전국에 30~50개의 매장을 운영(또는 준비)하며 약 30만 건의 주문을 처리했다. 하루 최대 처리량은 1000건을 넘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갤봇은 최근 의약품 무인 판매로 사업을 확장했다. 중국 약국체인 업체 하이왕싱천과 협력해 중국 최초로 ‘로봇 약국’운영에 나선 것. 이를 위해 의약품 판매 허가도 추가로 취득했다.

로봇 약국은 의료기기나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처방약까지도 취급한다. 의약품은 형태가 다양하고 관리 기준도 까다롭다. 박스형 제품뿐 아니라 유리병 제제, 캡슐 포장 등 각기 다른 형태를 정확히 식별해야 하고, 유통기한 관리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약사 로봇’에는 고정밀 인공지능(AI) 시각 인식 기술, 유통기한 감지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상하·전후·좌우를 아우르는 6차원 다중 검증을 통해 의약품 식별 정확도는 사실상 99% 이상에 달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원산지부터 유통 경로, 유통기한까지 의약품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디지털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이러한 24시간 로봇약국 솔루션을 통해 30~50㎡ 규모 공간에서 로봇이 5000~6000종의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의료기기를 자동으로 식별·분류·포장할 수 있다. 로봇이 별도 학습 과정 없이도 이 솔루션을 적용하면 신규 매장도 이틀 내 운영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오위리 갤봇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중관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24시간 운영되는 약국은 전체의 10%에 불과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많다”며 “로봇은 지하실처럼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운영이 가능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빠른 확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갤봇은 로봇 약국 같은 소매 물류창고 시나리오 외에도 무인 편의점 솔루션, 이른바 인허타이쿵창((銀河太空艙·은하우주캡슐) 매장 사업도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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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춘의 한 무인 편의점에서 갤봇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이날 찾은 중관촌의 한 대형쇼핑몰 앞에 위치한 인허타이쿵창 매장. 약 9㎡ 공간에서 로봇이 자율적으로 QR코드 주문을 받아 음료와 스낵을 24시간 판매하고 있었다. 갤봇은 전국 20여개 도시에 100여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갤봇은 로봇이 식별하고 집을 수 있는 품목을 끊임없이 확대하며 즉석 조리 식품 등과 같은 더 다양한 소매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오 CSO는 “현재 일부 매장에서는 커피를 직접 제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소시지 꼬치나 전자레인지 조리 식품도 로봇이 다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봇은 2023년 칭화대 전자공학과 졸업생 출신인 왕허가 베이징에 설립한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으로, 중국에서 '칭화대가 낳은 휴머노이드 로봇계 일곱 마리 작은 용'으로 분류된다. 올해 중국 춘제 갈라쇼 ‘춘완’에서는 대표 모델 G1이 옷을 개고 깨진 유리를 집는 등 정교한 동작을 선보이며, 단순 퍼포먼스를 넘어 ‘일하는 로봇’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주경제=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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