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LNG 수출 기업인 셰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의 루이지애나주 세이빈 패스 터미널에 LNG 운반선이 정박해 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 속에 미국산 LNG가 아시아 국가들의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수급에 나서자,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충돌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산 LNG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중심의 공급 구조가 흔들리면서 시장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 왜 아시아는 ‘비싸도 미국 LNG’를 선택했나
그동안 한국과 일본, 대만에게 미국산 LNG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가격이 비싸고 운송 거리도 길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판단 기준이 달라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가스 시설 타격이 이어지면서 공급망이 언제든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중동산 LNG는 해당 해협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반면, 미국산 LNG는 이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분쟁 위험 구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공급원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은 미국 에너지 기업 셰니어와의 계약을 통해 LNG 수입 확대에 나섰고, 일본과 한국도 장기 공급 계약을 포함한 협력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란의 카타르 가스 시설 공격 이후 셰니어와 벤처글로벌 등 미국 LNG 기업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시장 관심은 기존 기업을 넘어 신규 공급원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한때 채산성 문제로 지연됐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440억 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최근 아시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며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 중동 위기, 에너지 패권은 어디로 이동하나
미국산 LNG는 중동산보다 운송 시간이 길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일부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부각된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의 무게 중심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점차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존 중동 중심의 에너지 공급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역시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영향권에 있다. 공급망 불안이 이어질 경우 국내 에너지 가격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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