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협상을 한 이란 측 인사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다만 이란 정권 내부에서 미국에 전향적 입장을 보인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동시에 나온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2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협상 상대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근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오자 갈리바프 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로 작성한 메시지에서 “미국과 어떤 협상도 없었다”며 “가짜뉴스는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빠져 있는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일축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이란과 협상을 했든 안했든 이란 내부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네셔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이란 고위 인사와 대화를 했다고 말해 이란 내 남은 지도부 인사들 사이에 의심과 불신을 심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 지도자들이 은신 중으로 서로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 특정하지 않은 이란 지도층과 대화를 했다고 함으로써 내부 분열의 씨앗을 뿌렸다는 것이다. 이에 갈리바프 의장이 정권 내부에서 미국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협상은 없었다”며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는 관측이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결국 유가가 급락해 자신의 협상 지렛대를 유지했다는 해석이다. 메흐디 파르판치 이란인터네셔널 편집장은 “미국과 이란의 접촉이 실제 이뤄졌든, 제한적이든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란 정권 내부의 심리적 압박과 에너지 시장의 안정”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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