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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천 대 묶어 전력시장 거래…'가상 배터리' 현실화[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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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5000대 군집 제어로 비용 최대 14.9% 절감…V2G 상용화 기대
전기차 수천 대를 하나의 발전소처럼 묶어 전력을 사고파는 '가상 배터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구현됐다.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분산에너지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윤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여러 대의 전기차를 하나의 '가상 배터리(Virtual Battery)'로 통합해 전력시장 입찰부터 개별 차량 단위 충·방전까지 정확히 구현하는 군집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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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시장 참여를 위한 전기차 통합 가상 배터리 프레임워크. 전기차 통합 관리 시스템이 충전소 및 충전기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전력 거래 시점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연구팀 제공


이번 기술의 핵심은 개별 차량의 배터리 상태나 용량 등 민감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도 전력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차량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 계획을 수립해야 했고, 이를 실제 차량에 나눠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민감정보 없이도 전력 제어…'계획-실행 불일치' 해소


연구팀은 여러 전기차를 하나의 집합으로 묶어 '하나의 배터리'처럼 계산하는 수학적 모델을 제안했다. 개별 차량의 복잡한 상태를 일일이 반영하는 대신, 전체를 하나의 대형 저장장치로 간주해 전력 저장·공급 가능 범위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목표 충전량과 충전기 연결 시간 등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전력 운용이 가능해졌고, 전체 전력 계획이 실제 개별 차량의 충·방전으로 정확히 구현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른바 '분배 가능성(disaggregation feasibility)'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동안 전기차는 이동성과 배터리 상태의 다양성 때문에 태양광이나 발전소처럼 안정적인 전력 자원으로 묶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고, 개인정보 수집 부담 역시 상용화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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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사진. 왼쪽 상단부터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완호 박사과정생, 김윤수 교수, 고성혁·황준벽·황진솔 박사과정생. GIST 제공


전력시장 직접 참여…최대 14.9% 비용 절감


이 기술이 적용되면 전기차 수천 대를 하나로 묶어 하루 전 전력시장과 실시간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전력 수요와 가격에 따라 전기를 공급하거나 저장하는 전략을 자동으로 수립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판매하고, 전력이 저렴할 때는 다시 충전하는 식으로 전력 수급을 보다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이 8개월간 수천 대 전기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력시장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기존 방식 대비 운영 비용을 최소 8.8%에서 최대 14.9%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00대 규모에서도 빠른 연산 속도로 전력시장 참여가 가능해 대규모 확장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윤수 교수는 "대규모 전기차를 하나의 신뢰성 있는 전력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기차-전력망 연계기술(V2G) 상용화를 앞당기고 전력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교통 분야 국제 학술지 '이-트랜스포테이션(eTransportation)'(국제 학술지 영향력지수 JCR 1위)에 지난 9일 온라인 게재됐다.

GIST는 이번 기술이 학술적 성과를 넘어 전력시장과 전기차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술이전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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