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고양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물론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문화의 영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고양시의회는 시가 추진하는 시립박물관 건립사업을 이번 민선 8기 임기 내내 가로막고 있다.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화성과 창원, 용인, 수원 특례시가 운영하는 공립 박물관.(사진=지자체) |
24일 경기 고양특례시에 따르면 현재 5대 특례시 중 시 직영 종합박물관이 없는 곳은 고양시가 유일하다. 이 결과 보존·전시 공간의 부재로 발굴된 유물들이 타 지역 수장고에 분산 보관되거나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고양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양시의회가 박물관 건립의 첫 단추인 ‘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고양시민을 제외한 전국의 다른 특례시민들이 누리고 있는 높은 문화의 혜택을 차단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유산에 대한 ‘문화적 책무’를 유보하는 행위이자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정 절차마저 가로막는 비합리적인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뿌리를 지켜온 주요 문중들의 상실감도 크다. 가문의 희귀 유물을 기증하겠다는 문의는 잇따르고 있지만 건립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증 결정을 유보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문중 관계자는 “조상의 유산을 고양시에 남기고 싶지만 확실한 공간이 없어 불안하다”며 “행정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건립 확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수차례에 걸친 시의회의 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 부결에도 고양시는 그간 학예연구 인력 채용과 유물 구입 등 행정적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박물관 건립은 고양시가 어떤 도시로 기억될 것인가에 대한 시민과의 공적 약속”이라며 “기증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헛되지 않도록 건립 기반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