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국회 처리 지연에 반발해 삭발을 강행했다.
온건한 중도·보수 정치인 색깔인 짙었던 박 시장이 삭발까지 한 것은 표면적으론 '부산발전특별법'을 조기에 입법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불리한 선거 판세를 바꿔보려는 등 여러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평소 논리와 합리로 정치를 풀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삭발하고 단식하는 자해적 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지만, 이번엔 생각을 달리 먹었다"고 썼다.
이어 "아무리 100% 합리성을 갖는 일이라도 정쟁화하는 벽을 마주하면서 독한 마음으로 부닥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음을 절감했다"며 "부산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삭발했다"고 우회적으로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싱가포르나 두바이처럼 만들 수 있는 부산발전특별법이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인데 이걸 왜 안 해줍니까?"라고 한 뒤 "부산을 글로벌해양 수도로 만들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에 엄청난 도움이 되고 부산의 미래가 걸린 일에 왜 발목을 잡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시장은 "정청래 대표는 답하십시오! 윤건영 행안위 법안심사 1소위 위원장은 답하십시오! 법을 대표 발의한 전재수 의원은 답하십시오!"라며 "자신들이 정치적 생색을 낼 수 있는 것은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붙잡는 그런 속 좁은 정치, 이제는 그만합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이 강경 모드로 전환하게 된 것은 같은 당 주진우 의원과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앞둔 데다 본선에서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과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 하는 정치 상황과 맞닿아 있다.
박 시장의 삭발은 현 정부와 민주당의 정책을 공격하는 '보수 스피커'라는 이미지가 강한 젊은 정치인인 주 의원과의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 선명성을 강조해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과 부산발전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전 의원을 직접 겨냥해 비판 메시지를 날려 '부산 발전을 위해 여권과 싸우는 시장'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손영광(35) 울산대 전기전자융합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손 교수는 보수 인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전국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의 아들이다.
박 시장의 삭발과 보수 인사 영입에 반응은 엇갈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불리한 선거 구도에서 결기를 보여줬다. 보수 결집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있지만 "중도 성향 지지자 이탈이 우려된다, 여당으로부터 비판 받을 포인트만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osh998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