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결과가 나오기 전 국민의힘의 한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이 전했던 이 말은 예상대로 들어맞았다. 그러나 피바람은 ‘선택적’이었다. 전날 공관위는 대구시장 선거 출마자 9명의 후보자 중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등 3명만 컷오프(공천배제)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정치교체, 시대교체, 세대교체”를 내세워 ‘중진 전원 컷오프’ 방침을 시사했던 것과 달리 일부 후보는 무풍지대에 남겨둔 셈이다. 공관위는 윤재옥(4선)·추경호(3선)·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의원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6명이 예비경선을 벌여 경선에서 대구시장 최종 후보를 가린다.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 최은석, 추경호, 주호영, 윤재옥, 유영하 (사진=연합뉴스) |
이 결과를 접하면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정말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울산·강원·경남 광역단체장이 단수공천을 받는 상황에서 충북 도지사가 컷오프돼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보수 심장에서까지 갈수록 난맥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중진이기 때문에 무조건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이유도 동의하기 어렵지만, 세대교체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다른 중진들과 컷오프 대상자 사이에 뚜렷한 선을 긋기 쉽지 않아서다. 혁신공천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한 과정을 담보로 한 구성원의 승복이 뒤따라야 하는데, 국민의힘 공천 결과는 다른 상황이다. 주 부의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법적 다툼과 당내 자구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조만간 거취 등 입장을 추가로 밝히겠다”고 했다.
특히 컷오프된 두 후보자는 여론조사 결과 수위를 다투는 1·2위 후보다.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합쳐 전체의 3분1을 훌쩍 넘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가 높은 유력 후보를 뚜렷한 이유없이 처내는 공관위 결정은 ‘이기는 공천’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주 부의장은 무소속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 구도상 국민의힘은 더 불리해진다. 주 부의장은 2016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한 경험도 있다. 앞서 특정 후보 내정설에 휩싸인 충복도지사 후보 공천에서 법적 다툼과 공천 신청 철회가 터진 데 이어 공천에 따른 분열상이 무소속 출마까지 이어지면서 보수의 심장까지 내줄 판이다.
문제는 최종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장동혁 대표다. 논란의 공천 과정이 공정했는지, 이기는 선거를 위한 공천이 될 수 있는지 최고위원회 차원의 점검이 필요한데, 장동혁 대표는 “제 생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공관위 결정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거리를 뒀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표는 분명히 있지만, 당내 통합과 분열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경선을 한다면 보다 더 통합된 모습으로 단일대오로 본선에 나설 수 있어서다.” 최근 주진우 의원이 부산시장 공천 경선을 요청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건 이렇게 아래로부터의 통합을 디딤돌로 한 혁신이지 위로부터 자행되는 해독 불가능한 선택적 물갈이가 아니다. 공정한 과정을 담보로 한 통합은 혁신과 충돌하지 않는다. 그것은 혁신 공천의 전제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