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 방송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 '60분' 진행자인 언론인 레슬리 스탈(오른쪽)이 필라델피아의 조선소를 찾아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의 안내를 받고 있다. /CBS |
미국 CBS 방송의 간판 시사 교양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이 최근 방송에서 미국의 쇠락한 조선 산업과 함께 한화오션이 지난 2024년 1억 달러(약 1500억원)에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집중 조명했다. 진행자이자 베테랑 언론인인 레슬리 스탈은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 산업을 살리기 위해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고, 필라델피아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약속했다”며 “이건 마치 미국에 대한 원조나 다름없다. 우리는 한때 한국에 군함을 파견했지만, 이제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한국에 의지할 수밖게 됐다”고 했다.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필라델피에서는 연간 1척에서 1척 반 정도를 인도하는 반면, 한국에 있는 우리 조선소(거제사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주당 1척을 인도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곳에서 연간 최대 20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용접공, 배관공 같은 조선 분야 숙련 노동자가 크게 부족한데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인력을 7000명에서 1만명 정도로 늘릴 것”이란 계획도 소개됐다. 국무부 부차관보 출신인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는 배를 더 많이 건조하면 선박당 건조 비용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쿨터는 “우리는 훌륭한 잠수함을 건조하고 미국 정부에 원한다면 한국에서 하는 것과 같이 필라델피아에서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미국의 잠수함 프로그램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고,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은 천연가스(LNG)의 최대 생산국이지만 직접 건조한 선박은 한 척도 없는데, 쿨터는 “이 때문에 우리가 외국 선박을 이용해 30여 국에 LNG를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 내 다른 지역에는 보내지 못하는 터무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Jones Act)은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은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하며, 미국 시민이 승무원인 선박으로만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대(對)이란 군사 작전 이후 유가가 크게 오르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적용을 60일 동안 면제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조선소를 방문한 모습. /뉴시스 |
지난해 9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억류됐던 것과 관련해 쿨터는 “우리 팀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확약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그램인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숙련된 조선 인력이 미국으로 와서 기술을 교육·전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쿨터는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한국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면서도 단순히 미국이 한국에서 배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했다. “조선은 국가 안보상 필수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무역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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