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發 유가 급등에 가격 사전협의 의혹
검찰, 과거·구조적 공모까지 전방위 수사
검찰이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유가 관련해 '담합 의혹'을 받는 정유사 4곳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선 2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SK에너지 주유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한 사이 국내 정유사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 담합'에 대한 엄정대응을 지시한 지 약 2주 만이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이들 4개 정유사와 이들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한국석유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은 사전협의를 통해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규모가 크고 유가 담합 구조가 복잡하단 점을 고려해 대규모 수사인력이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쟁발발 이후 시기뿐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에도 담합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인 가격급등 국면에만 국한하지 않고 구조적인 담합 여부까지 들여다보며 수사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유가폭등 가능성을 언급하며 "어려운 시장환경을 악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해 생길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유가 담합을 "국민의 고통을 폭리의 기회로 삼으려는 '반사회적 중대 범죄행위'"라며 대검찰청에 엄정대응을 지시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장관의 엄정대응 지시 이후 검찰의 자체분석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조부는 밀가루·설탕·전기 입찰담합 사건 등 민생과 연결되는 담합범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전분당 담합과 여기어때 등 플랫폼 갑질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 수사와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정유업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석유제품 공급단가의 급격한 변동을 포착하고 지난 9일 4대 정유사 현장조사를 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전국 주유소의 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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