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의 풍력발전기에서 정비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외주 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타워 상단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즉각적인 탈출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1분께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났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유지·보수 업체 소속 40~50대 근로자 3명이 터빈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었으며 화재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가 진화·수색 과정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지상 약 80m 높이에서 발생해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발전기 날개 3개 중 2개가 불에 타 떨어지면서 인근 야산으로 불이 번졌고 산림·소방 당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인력 148명을 투입해 오후 6시 36분께 산불을 진화했다. 다만 발전기 내부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발생해 소방대원 진입은 제한된 상태다.
사망자들은 발전기 날개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부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풍력발전기 정비는 통상 타워 내부로 진입한 뒤 이동시설을 이용해 작업 지점까지 올라가는 방식인데 이번 사고 설비는 준공 20년이 넘은 구형으로 사다리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설치되는 풍력발전기에는 승강기 형태의 이동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구형 설비는 별도 리프트나 외부 비상 탈출 장비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화재 발생 시 내부에 있던 작업자가 신속히 지상으로 탈출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민단체도 노후 풍력발전기의 안전장치 미비 문제를 지적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구형 설비의 경우 비상 탈출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은 당시 작업자들이 발전기 상단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보고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와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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