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간 군사 공격을 유예하며 사실상 휴전을 선언한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CBS뉴스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이달 17~20일(현지 시간) 미국 성인 3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상황을 잘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6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는 38%에 그쳤다. 이란을 향한 군사행동에 대해서도 지지 40%, 반대 60%로 부정 여론이 우세했다.
이 같은 여론 악화의 배경에는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단기적으로 미국 내 유가와 가스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응답은 90%에 달했고, 장기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예상한 응답도 58%였다.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63%, 장기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 또한 44%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 전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25달러(약 8000원)로 전쟁 이전보다 약 40%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도 같은 날 갤런당 3.94달러(약 6000원)를 기록해 한 달 전보다 1.01달러 올랐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특히 저·중소득 가구에 더 큰 부담을 준다. 마이클 클라인 터프츠대 경제학과 교수는 “높은 유가는 관세와 마찬가지로 소비 능력을 떨어뜨리는 일종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고유가 환경은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달 18일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은 대체로 일시적이지만 그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해 정책 대응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연준이 올 10월까지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약 35%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0월까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91.1%에 달했던 점과 비교하면 시장 기대가 크게 꺾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해 경고 메시지를 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앞선 공격과 관련해 로사톰 수장 알렉세이 리하체프가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시설 공격은 극도로 위험하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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