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온 나라 전체 인민이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 결정을 받들고 위대한 우리 국가의 줄기찬 도약과 발전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애국투쟁에 과감히 떨쳐나선 역사적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가 수도 평양에서 개회되였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국회의장 격)에는 조용원 전 당 비서 겸 부장이 임명됐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그림자 수행’을 해온 최측근 조용원 전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선출됐다. ‘빨치산 2세대’ 원로인 최룡해를 대신해 국회의장 격인 상임위원장에 오른 것이다. 조용원은 국무위원장 제1부위원장직도 겸직하며 ‘2인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이 15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당과 내각의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김정은 집권 3기’ 친정 체제를 공고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세대교체로 ‘김정은 3기’ 친정 체제 강화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22일)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 회의를 진행하며 김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에 재추대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해 2016년 5월 국무위원장에 추대됐고 이후 2021년 14기 최고인민회의에서 다시 추대된 바 있다.
조용원은 최고인민회의 상무위원장 겸 의장,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조용원은 2014년 말부터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당 조직지도부장, 조직담당 비서 등을 맡으며 핵심 실세로 급부상했다.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겸 부의장에는 리선권 전 당 10국 부장과 김형식 전 법무부장이 뽑혔다. 한때 대남 업무를 총괄했던 리선권은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룡해에서 조용원으로의 교체는 상징적 원로의 시대가 가고 실무형 측근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며 “과거 국방위원회 중심의 비상시적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국무위원회를 정점으로 하는 정상 국가적 통치 시스템이 완전히 안착되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밝혔다.
● 北 ‘영토·영해·영공’ 규정 헌법 개정 가능성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 수정 보충 문제’를 안건으로 다루겠다고 밝혀 ‘적대적 두 국가’의 명문화 여부도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북한이 한국을 ‘영원한 적’으로 규정한 만큼 헌법상 통일, 민족 등의 표현을 삭제하는 등 개정이 유력시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2024년 1월 헌법에 영토와 영해, 영공 조항 규정을 만들 것을 지시했고, 지난달 9차 당 대회에선 “남북 국경선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요새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새 경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의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보다 더 남쪽으로 치우친 새로운 경계선을 설정한 뒤 남측이 이를 침범하면 무력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MDL과 NLL 등 접적지역에서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떠보는 ‘간보기’ 무력시위에 나서는 한편 긴장을 격화시킨 뒤 모든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는 전술을 시도할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군이 단 2대를 보유한 컴뱃센트(RC-135U) 전략정찰기가 22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한반도로 날아와 MDL 이남 상공을 동서로 오가며 장시간 대북감시 비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컴뱃센트는 미사일 발사 전자신호와 핵실험 관련 징후 등을 포착해 미 대통령과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최고위급 지휘부에 실시간 보고하는 국가급 전략정찰기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일본이 원한다고 해서, 결심했다고 해서 실현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수상(총리)이 우리가 인정하지도 않는 저들의 일방적 의제(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라면 우리 국가지도부는 만날 의향도, 마주 앉을 일도 없다”면서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나는 일본 수상이 평양에 오는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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