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서 풍력발전기 화재 |
(영덕=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한달여 전 중대 파손 사고가 났던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정비 작업 중 화재로 인한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자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노후 설비 관리와 안전 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23일 오후 경북 영덕군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재가동을 위해 정비 중이던 풍력발전기 19호기 블레이드(날개) 부위에서 불이 나 유지·보수업체 소속 정비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사망자들은 모두 외주 업체 소속인 것으로 지자체 등은 파악했다.
작업자들은 풍력발전기 날개 균열 수리 작업 중 화재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해당 풍력발전단지에서는 지난달 2일에도 가동 중이던 풍력발전기 21호기의 블레이드가 파손되며 타워구조물(기둥)이 꺾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블레이드는 탄소섬유, 타워는 강철 소재다.
영덕 풍력발전기 불 |
당시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12.4m로 가동 중지 기준인 초속 20m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단지 내 남은 발전기 23기의 가동이 중단됐다.
발전사 측은 자체 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고가 이날 발생한 것이다.
한 달여 동안 사고가 난 두 풍력발전기는 모두 지난해 6월 안전진단에서는 '이상 없음' 판정받았다.
이날 사망사고는 지난달과 달리 발전기 가동 중이 아닌 재가동을 위한 점검 작업 과정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작업 절차와 안전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005년 3월 준공된 이 풍력발전단지는 발전설비 총 24기, 39.6MW 규모로 상당수 설비가 설치 20년을 넘긴 노후 상태다.
지난달 사고로 꺾인 풍력발전기 21호 |
사고가 난 발전기는 타워 높이 78m, 블레이드 길이 40m인 구형 모델로, 장기간 사용에 따른 구조적 피로가 누적됐을 가능성도 있다.
풍력발전 운영사와 별도의 유지보수 업체가 안전 진단에 참여하는 구조여서 현장 안전관리 책임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노후 설비의 경우 정비 작업이 빈번한 만큼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한 관리 기준이 더욱 중요하지만, 관련 체계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잇단 사고는 기존 안전진단 체계에 대한 불신으로도 이어진다.
설비 파손과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며 단순 점검 수준의 진단으로는 노후 풍력발전기의 위험을 충분히 걸러내기 어렵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블레이드 등 주요 부위에 대한 정밀 점검과 함께 유지보수 작업 과정의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계 당국도 화재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 전반에 대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운영사인 영덕 풍력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난 사고로, 가동 중에 사고가 난 지난번과는 원인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래픽]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 발생 |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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