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영화 '녹나무의 파수꾼'의 이토 토모히코 감독이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와의 작업부터 한국팬들을 향한 메시지까지 모두 밝혔다.
23일 영화 '녹나무의 파수꾼'을 연출한 이토 토모히코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의 질문에 서면으로 답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녹나무의 파수꾼'은 소원을 비는 녹나무의 숨겨진 힘과, 나무를 찾는 심야의 방문객들의 비밀을 쫓는 파수꾼의 이야기를 그린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미스터리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앞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 '진격의 거인'의 아라키 테츠오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영향을 받았던 이토 토모히코 감독이 '소드 아트 온라인', '나만이 없는 거리', 'HELLO WORLD' 등 작품의 연출을 맡으며 추리 스릴러와 SF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녹나무의 파수꾼'에 활용했다.
작품을 연출한 계기와 관련해 이토 감독은 먼저 "기획이 시작됐던 시기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다. 일본에서 유명한 코미디언이 사망했을 때 친척들도 그의 임종을 지킬 수 없었다는 내용이 뉴스로 보도됐다. 극 중에서 등장하는 녹나무가 있었다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현대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 작품에는 초인적인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녹나무가 소원을 이뤄주길 바라며 찾아오는 사람들은 매우 현실적인 소원을 빈다. 우리들의 대변자"라며 "그것에는 다양한 패턴이 있어서 원작의 독자, 내지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작품의 매력을 강조했다.
그런 이토 감독이 원작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며 가장 주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주인공 레이토와 이모인 치후네에게 스토리를 집약하려고 했다"는 것. 그는 "그 이외에 잘라낼 수 있는 부분은 잘라내거나 역할을 합쳤다. 원작에서 녹나무의 수수께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다른 사람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레이토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바꿔 메인 캐릭터가 활약할 수 있는 장면을 늘리기도 했다"라고 부연했다.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도움도 있었을까. 이토 감독은 "상당히 믿고 일임해 주셔서 특별히 요청하셨던 것은 없다. 신사가 있는 장소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에 대해서 의견을 들었는데, 저희와 생각하는 바가 완전히 일치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제작사 측에서 여러 가지로 조사는 했다"라고 덧붙였다.
"녹나무 그 자체의 묘사와 염원 장면이 가장 어려웠다"라고 밝힌 그는 "어려우면서도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힘을 쏟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 부분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신사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께서 장소로 생각하고 계셨던 도쿄 아키루노 시의 신사를 빠짐없이 돌아다니면서 그럴듯한 요소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녹나무는 타키구치 히로시 미술 감독이 갔던 아타미에 있는 ‘소원을 이뤄주는 녹나무’가 참고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카하시 후미야, 아마미 유키, 사이토 아스카, 미야세 류비, 오사와 타카오 등 배우들과도 함께 작업한 바. 이토 감독은 "배우분들이 작품에 대해 대단히 열의를 가지고 녹음에 임해주셨다. 타카하시 후미야 씨는 게스트로 출연했던 애니메이션 이외에 애니메이션 녹음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변에서 젊은 성우와 연습을 하고 나서 아마미 유키 씨나 사이토 아스카 씨와 같이 녹음하는 느낌으로 배역과 성우 그 자체에 적응하게 했다. 실사 영화가 본업인 분들이 목소리만으로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평소 말하는 느낌으로 녹음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녹음 부스 안에서 실제로 말싸움을 해달라고 하거나, 그냥 달리게 하거나, 부스 안에 갤러리를 집어넣어 그 앞에서 말해 달라고 하거나, 마이크를 두 사람의 얼굴이 정면을 향하도록 설치해서 녹음해 달라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술적으로는 '도심과 녹나무 주변 외곽 지역의 묘사 방식이 달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도시는 조금 차가운 느낌으로 하고 외곽 지역과 녹나무 주변은 신성함이 더 느껴지거나 자연이 많아져서 따뜻한 느낌이 강했으면 좋겠다고. 예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장면을 담아낸다는 것이 목표였지만, 타키구치 히로시 미술 감독으로부터 올라온 미술 보드가 일반적인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공을 들인 묘사 방식이기도 했기 때문에, 통상 장면에서도 그런 느낌이 났던 것 같다. 야마구치 츠바사 씨에게는 만화 같이 작은 아저씨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세계관으로 정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기본적으로는 리얼 터치의 묘사 방법이지만 캐릭터의 실루엣 패턴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주문했다. 이타가키 아키코 씨에게는 디자인을 애니메이션으로서 그리기 쉽게 정리해 달라고 말하면서 되도록이면 익살스러운 표정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보기 편한 느낌의 화면을 목표로 했기 때문입니다. 망가진 표정이 허용되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미술 작업에 대한 비화도 털어놨다.
그렇다면 칸노 유고 음악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콘티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후반부 중요하게 표현되는 피아노 연주곡의 작곡을 의뢰했다고 알려진 바, 이토 감독은 "'관객들을 울릴 수 있는 곡을 부탁한다' 그렇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극 중에서 그 곡을 만든 사람이 프로 피아니스트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되도록 그에 준했으면 좋겠더라. 거기에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영화에는 깜찍한 소쩍새(코노하즈쿠) 캐릭터가 신스틸러로 출연하기도 한다. 이에 이토 감독은 "레이토가 신사의 관리소에서 생활하게 되면 아무래도 혼잣말이 많아져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말을 걸 수 있는 마스코트 같은 캐릭터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 라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채용했다. 어중간하게 현실적이어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만화처럼 귀여운 디자인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케이온’ 등을 작업한 호리구치 유키코 씨에게 디자인을 부탁했다. (저의 전작 ‘HELLO WORLD’를 같이 작업했다) 호리구치 씨가 하겠다고 말해준 시점에서 승부는 결정된 것이었다. 소쩍새의 이름은 최근 ‘시로미’로 정했다. 호리구치 씨의 필명이 ‘흰살생선(발음: ‘시로미’ 사카나)’인 것을 딴 것이다. 누군가 인형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나아가 세대 간 연결을 고찰하게 하는 '녹나무의 파수꾼'의 메시지에 대해 감독은 "제가 마음을 물려준다는 것이 주제넘다고 생각되지만, 모처럼의 기회니까 알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 같은 것을 후대에 전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팬들에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은 한국에서도 아주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분들이 모두 극장에 오셨으면 좋겠다. 팬이 아닌 분들도 부디 극장에 와달라. 가족과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의 손을 잡고 관람하러 오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애니플러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