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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봉기로 이란 정권 붕괴” 모사드의 오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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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모사드 낙관론 인용해 트럼프에 전쟁 설득
이란 정권 4주 공격에도 건재…전쟁 장기화 조짐
동아일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란이 더는 핵연료를 농축하거나 탄도 미사일을 제조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2026.03.20 [예루살렘=AP/뉴시스]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전 이스라엘이 미국에 전쟁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강조했던 ‘공습 뒤 대규모 민중 봉기를 통한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 붕괴’ 시나리오가 사실상 오판으로 드러나 미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이같은 전망을 미국은 비중있게 검토했고, 결국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을 시작했지만 이란 체제 붕괴는커녕 주변 걸프국으로의 전장 확대 등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전쟁 종식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이번 전쟁을 ‘주적’ 이란의 군사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기회로 보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체제의 붕괴 여부와 상관없이 강도 높은 공격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이란의 천연가스전 등 에너지 인프라 공습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는 에너지 관련 시설 공격도 시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쟁을 함께 시작한 미국과 이스라엘 간 입장 차이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균열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민중 봉기 의한 이란 정권 붕괴’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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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NYT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전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 발발 며칠 안에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반대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등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부추기는 작전을 병행하면 이란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느 전망한 것이다. 바르니아 국장은 올 1월 미국 방문 때 미국의 고위 관계자들에에게도 같은 주장을 펴며 이란 전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당초 미 고위 당국자, 모사드를 제외한 이스라엘 내 다른 정보기관에선 민중 봉기에 따른 신정일치 체제 붕괴 가능성에 회의적이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 계획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모사드의 낙관론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 후 첫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민중 봉기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발발 당일 하메네이, 고위 지도자 상당수를 제거했음에도 약 한 달이 흐른 지금까지 신정일치 체제가 굳건하다. 또 별다른 반정부 시위도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혁명수비대 등 이란내 핵심 강경 보수파 세력이 건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협상팀에서 근무했던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연구원은 NYT에 “이란 반정부 인사들은 현 정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들에게 맞서다 죽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또 “많은 시위대는 총을 맞을까봐 거리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초기에 세웠던 목표 달성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제는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확대…“장기전” 천명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 와중에도 이란을 포함한 주변 적대 세력에 대한 강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경을 면한 레바논 남부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또 헤즈볼라 궤멸을 명분 삼아 지상전 확대 방침을 공식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2일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군에 리타니강 일대의 모든 다리를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도 교량 파괴를 계속할 것이란 의미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또한 “중동 내 최대의 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은 이제 시작”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전과 공격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장기전이 될 것”고 밝혔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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