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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철수? 지상군?···‘대이란 최후통첩’ D-1, 트럼프의 ‘출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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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개방 않으면 이란 발전소 초토화’ 공언
“휴전 협상 타진” “군사 작전 준비” 보도 동시에
‘빈 라덴 사살 지휘’ 전 장관 “트럼프, 진퇴양난”
경향신문

UPI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이내에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이 22일(현지시간) 만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대통령은 지금 장난치는 게 아니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이날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협상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와 몇 주가 소요될 호르무즈 군사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절박하게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휴전 협상, 일방적 철수,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확전 등 세 가지 정도이지만, 그 무엇도 ‘출구’가 돼 주긴 어려워 보인다. 휴전 협상은 성사 가능성이 작다. 조기 승리 선언 후 일방적으로 철수하기엔 상황이 너무 멀리 왔다. 지상군 투입은 이 전쟁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려, 트럼프 정권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회복 불가능한 충격을 안길 것이 분명하다.

과거 미국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지휘했던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진퇴양난에 빠졌다”면서 “본인이 자초한 일”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①휴전 협상 : 한 테이블 앉는 것부터 쉽지 않아


이날 미 온라인 매체인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이 이란과의 휴전 협상을 위한 초기 논의에 착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논의에 참여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5년간 미사일 개발 포기, 핵 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포기, 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대리세력 지원 금지 등 6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고 협상에 최적인 이란 고위 인사가 누구인지,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내건 휴전 조건은 전쟁 전 핵 협상에서 논의하던 요구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아시아소사이어티 세미나에서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이란은 이제 단지 핵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를 지렛대로 삼아 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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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 북서부 샤흐런 연료 저장고 공습으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이란 정부는 미국의 휴전 요구안에 대한 맞대응으로 전쟁 재발 방지 보장,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등 6대 요구안을 내걸었다고 메흐르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 측의 배상금 지급 요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란 자산을 동결한 미국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코노미스트는 “외교관 중 일부는 여전히 미국과 이란이 휴전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이 미국과 협상 도중 두 번이나 뒤통수를 맞은 상황에서 양측을 한 테이블에 모으는 것 자체가 너무 큰 난관이라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②일방적 철수 : 호르무즈 봉쇄·농축 우라늄 해결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난국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군사 능력은 궤멸했고, 우리는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조기 종전’을 위한 명분을 쌓아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마무리된 후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가 해당 지역을 직접 책임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면서 발을 빼려 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해법”이라면서 “결론이 나지 않은 군사작전을 결정적 승리로 포장하는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때도 써먹었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전보다 34%나 오른 상황에서, 중간선거가 열리는 오는 11월 전까지 유가 충격을 안정화시킬 시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란이 여전히 60% 농축 우라늄 440㎏을 보유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손에 넣은 채로 전쟁이 마무리된다.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반세기 동안 페르시아만에서 원유 흐름을 보장하는 것은 미국의 중동정책 핵심축이었다”면서 “이렇게 전쟁을 끝내는 것은 그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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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AP연합뉴스


③지상군 투입 : 전쟁 새로운 차원 진입하나


현재 중동으로 미군이 대규모 이동하고 있는 상황은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배치된 제31해병원정대 약 2500명에 이어, 미 캘리포니아에서도 제11해병원정대 약 2200명과 군함 3척이 중동으로 출발했다.

또 CBS는 미 노스캐롤라이나의 제82공수사단도 중동 파병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부대는 전 세계 어디든 18시간 내 투입이 가능한 최정예 부대로 적 지휘부 및 핵심 시설 장악 등에 특화된 진입부대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지지 여론이 7%에 불과한 지상군 투입을 저울질하게 된 것은 공습만으로는 전쟁의 마무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농축 우라늄을 회수·제거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해선 지상 작전이 불가피하다. 미 해병대는 이란 해안가의 군사 기지를 장악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원천봉쇄하고, 이란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을 장악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극도로 위험한 작전이어서 많은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이란 전쟁에 반대해 사임한 조 켄트 미국 전 국가대테러센터장은 “하르그 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이란에 인질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무엇보다 지상 작전과 이란 발전소 타격은 걸프 지역 내 에너지·담수화 시설에 대한 이란의 무차별 공격으로 이어져 전쟁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상군 투입 없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 오만만을 봉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포천지는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의 전직 회장인 리처드 하스는 현실 가능성이 낮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보다 봉쇄에는 봉쇄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주요 수입원을 차단해 이란 정권에 정치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휴전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서브스택에 쓴 글을 통해 주장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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