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이란전쟁 한 달, 아시아 에너지 위기 깊어진다… 저품질 연료 허용에 가격 25% 인상까지

댓글0
필리핀, 유로2 품질 연료 한시 허용… 지프니 기사 수천 명은 경유 2배 인상에 거리 시위
스리랑카, 2주 만에 두 번째 연료 가격 인상… 휘발유·경유 25% 올려
네팔 가스통 절반만 충전, 파키스탄 학교 2주 휴교
아시아투데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연료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현지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 운수노조는 이날 이틀째 파업을 이어가며, 연료비 상승에 따른 운임 인상과 정부의 대응 조치를 촉구했다/EPA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이란전쟁이 4주차에 접어들면서 아시아 각국의 에너지 위기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연료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 기준이 낮은 저질 연료의 한시적 사용을 허용했고, 스리랑카는 2주 만에 두 번째로 연료 가격을 25% 올렸다. 네팔은 가스통에 절반만 채우는 배급에 들어갔고, 파키스탄은 학교 문을 닫았다고 AP통신과 현지매체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필리핀, 저품질 연료 한시 허용
필리핀 에너지부는 전날 연료 공급 유지를 위해 2016년 폐지한 유로2 기준 연료의 한시적·제한적 사용을 허용했다. 유로2 연료는 황 함유량이 500ppm으로, 현행 유로4 기준(50ppm)보다 10배 높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많다. 사용 대상은 2015년식 이전 차량, 전통 지프니, 발전소·발전기, 해운 분야로 한정된다. 에너지부는 유로2 연료를 취급하는 정유사에 저장·운송·판매 전 과정에서 유로4와 분리할 것을 지시했다.

이 조치는 지난주 전국에서 수천 명의 지프니 기사들이 경유 가격 2배 이상 인상에 항의해 거리로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석유 수요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필리핀은 이달 5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할 예정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영상 메시지에서 인도·중국·일본·한국·태국·브루나이와 연료 공급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의회는 대통령에게 연료세 유예·감면 권한을 부여하는 긴급 권한도 승인한 상태다.

◇스리랑카, 2주 새 가격 두 차례 인상
스리랑카는 22일 연료 가격을 25% 인상했다. 휘발유는 리터당 317루피(약 1560원)에서 398루피(약 1960원)로, 대중교통에 주로 쓰이는 경유는 303루피(약 1490원)에서 382루피(약 1880원)로 올랐다. 지난주 8% 인상과 QR코드 배급제 도입에 이은 2주 만의 두 번째 인상이다. 실론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인상으로 연료 소비를 15~20%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라고 지시하며 지난 수요일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석유 전량을 수입하는 스리랑카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에서 정제유를, 중동에서 원유를 조달한다. 스리랑카 정부는 중동 분쟁이 2022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리랑카는 2022년 외환 고갈로 460억 달러(69조 3818억 원) 규모의 외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9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

◇아시아 각국, 저마다의 비상 조치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팔은 국영 석유공사가 가정용 가스통을 정상 용량의 절반인 약 7.1kg만 채워 더 많은 가구에 공급을 분산하고 있고, 휘발유 가격을 약 10% 올렸다. 파키스탄은 학교를 2주간 휴교하고 공용 차량 연료 배급을 2개월간 50% 삭감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한 대체 수입로와 홍해 얀부 항을 경유한 에너지 운송을 추진 중이다. 파키스탄은 이번주 예정이었던 파키스탄의 날(건국기념일) 군사 퍼레이드도 취소하고 국기 게양식으로 대체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드 알피트르 명절이 끝날 때까지 에너지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보조금을 줄이거나 재정 한도를 초과하는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은 석유 수출을 중단하고 석탄·수력 발전을 늘리는 긴급 에너지 계획을 시행 중이다. 태국은 전력의 절반 이상을 LNG로 생산하는데 이 가운데 약 40%가 중동산이다. 베트남에서는 당국이 4월 항공유 부족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철강·섬유·신발 제조업체의 원가가 상승하고 있어 경제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마이클 윌리엄슨은 AP에 "이번 공급 차질에 가장 노출된 지역은 유럽이나 미주가 아니라 아시아"라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람나스 아이어도 "모든 경제 활동에 연쇄적 충격이 올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인도·파키스탄·중국 국적 등 약 90척에 불과하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서울경제빈라덴 사살 지휘한 전 장관 “트럼프 순진해...고립은 자업자득”
  • 프레시안경북 문경문예회관 4월 10·11일 1회씩 연극 '아모르파티' 공연
  • 머니투데이차세대 기단 확대 나선 제주항공..올해 두번째 B737-8 도입
  • 헤럴드경제국제유가 급등 여파에...인도, 국내선 항공권 운임 상한제 폐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