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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戰 장기화 땐 건설업 직격탄…"공급·수요 동반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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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건설업 위기
김윤덕 국토장관 "필요한 대응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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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경제 전시 상황 자세'를 강조한 가운데 중동 전쟁 리스크가 국내 건설산업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AP·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 전시 상황 자세'를 강조한 가운데 중동발 전쟁 리스크가 국내 건설산업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유가·환율·금리가 동시에 뛰는 '삼중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비 급등과 민간 발주 위축·해외수주 난항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중동 위기가 한국의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산업은 공급과 수요 양측에서 동시에 타격을 입으며 건설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동 위기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유가를 지목했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71.2달러에서 이달 13일 145.5달러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19일에는 166.8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도 40% 이상 오르며 100달러 선에 올라섰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추가 상승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환율과 금리도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특히 이날 환율이 1510원을 넘어 17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3.04%에서 3.33%로 상승했다. 유가와 환율 급등이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 "사태 장기화…대규모 프로젝트 실행 동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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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이 같은 거시 변수의 급변은 건설 원가를 직접 끌어올린다. 건설 중장비에 쓰이는 유류비는 기계경비의 약 30%를 차지한다. 토목 공종의 경우 기계경비 비중이 15%에 이른다. 여기에 아스팔트·윤활유 등 석유화학 제품과 철근·시멘트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원가 부담은 빠르게 확대된다. 유가가 20% 오르면 토목 공종 원가는 7%·건축 공종은 4%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건설 프로젝트 특성상 발생하는 현금흐름 공백과 이자 비용 증가까지 더해지면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렵다.

수요 측면도 위축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은 민간 개발사업과 주택 구매 수요를 동시에 눌러 사업성을 떨어뜨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역시 실수요를 위축시키며 내수 건설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고서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건설 프로젝트 매력도는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시장에서 건설경기 침체는 장기화되고 나아가 해외수주도 인프라 투자 우선순위가 안보투자에 밀려 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개한 '美-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건설시장 영향' 보고서에도 "역내 시공사들은 대다수 현장의 정상 가동을 보고하고 있지만 전략적 요충지나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일부 현장에서는 당국의 요청에 따른 일시적 운영 중단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태 장기화 시 조달 비용 가중과 공기 지연의 고착화로 인해 역내 대규모 프로젝트의 실행 동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 김윤덕 국토장관 "건설사 우려 현실 안 되도록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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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열린 건설안전 간담회에서 "중동 전쟁 관련 업계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정부는 중동 상황 관련 민간·정부 합동 비상대책반을 유지하고 있다. 일일 상황·안전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건설안전 간담회'에서 "최근 불안한 중동 상황으로 인한 건설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대응을 아끼지 않겠다"며 "업계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장관은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앞으로의 해외건설 수주 전략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건설시장 파급 우려 등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토부가 많이 듣고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든 정부 부처는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의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이란·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UAE·쿠웨이트·이라크·바레인·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로부터 접수된 피해 상황은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의 파급력이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클 수 있다고 본다. 과거와 달리 원유 생산과 유통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준 건정연 연구위원은 "중동 위기 장기화 시 건설산업은 공급과 수요 양측에서 동시에 타격을 받게 된다"며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재 조기 확보와 가격 고정계약·사업 수익성 재점검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정부에는 유가보조금 확대와 공급망 협의체 구축·건설기계·운송업 지원 연계를 제안했다.

그는 "건설기계·운송차량 등을 생업으로 하는 종사자들은 유가 상승으로 큰 피해에 직면해 있다. 일반 국민들도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유가보조금을 확대하고 건설산업 공급망 전반의 원가관리·업계 간 상생협의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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