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뉴스1 |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공단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퀵서비스 근로자 A씨는 2018년 5월 대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차선으로 진입하던 중 후방에서 들어오던 차와 부딪혀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A씨에게 치료비 명목의 요양급여 841만원 등 총 2576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가해자 측 보험사인 현대해상은 A씨의 치료비 총 712만원을 병원에 직접 지급했다. 현대해상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치료비 일부는 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 내역과 비교했을 때 치료 기간과 항목이 달랐다. 이후 공단은 가해자 측 보험사인 현대해상에 구상금을 청구하면서 소송이 불거졌다.
이 사건 쟁점은 현대해상이 이미 지급한 치료비를 공단에 낼 책임보험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현대해상은 A씨의 치료비를 이미 지급한 만큼 공단에 지급할 책임보험금에서 이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과 항소심은 모두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특히 항소심은 피해자가 사고로 1554만원가량의 손해를 입었고, 사고로 인한 요양 기간 중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636만여 원의 추가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현대해상은 가해자의 과실 비율 70%를 각각 반영한 1088만원과 445만원을 더한 뒤, 앞서 지급한 치료비 712만원을 뺀 821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상해 책임보험금 한도 금액 1000만원 이내여서 현대해상이 보험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원심은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이 공제를 일률적으로 한 것은 심리 미진이라고 보고 판결을 파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보험사 치료비가 공단 보험급여와 치료 기간 또는 항목을 달리한다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공단에 지급될 책임보험금에서 공제돼야 할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현대해상이 비용을 낸 치료와 공단 측이 보험금을 지급한 치료가 동일한지 여부를 먼저 따져봤어야 했다는 얘기다.
대법원은 “원심은 현대해상이 지급한 치료비가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지를 심리한 뒤 관계가 없는 치료비는 공단에 지급할 책임보험금에서 공제해야 했다”며 “그러한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치료비를 미리 공제한 것은 법리 오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책임 보험금으로 지급한 돈이 보험급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지 않다면 이는 보험자가 공단에 지급할 책임 보험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건강보험 및 산재보험 모두에서 확립된 판례 법리”라고 설명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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