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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내 안의 괴물 물리쳐… 그린 재킷 벗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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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마스터스 앞두고 화상인터뷰
조선일보

로리 매킬로이가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가든스에서 열린 스크린 골프 리그 ‘TGL’ 경기에서 힘찬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다음 달 10일 개막하는 마스터스에서 2연패(連覇)에 도전하는 매킬로이는 본지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내 동기 부여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했다./게티이미지코리아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혀온 내 안의 괴물(압박감)을 물리치고 나서야 삶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두 번째 마스터스 우승은 조금 더 수월했으면 좋겠네요.”

포효와 오열, 그리고 환희. 지난해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8번 홀에서 로리 매킬로이(37·북아일랜드)는 그토록 갈망하던 마스터스 우승을 이루고, 짧은 순간 억눌러왔던 여러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그는 그린 위에 무릎을 꿇고 얼굴이 벌게지도록 소리 지른 뒤 눈물을 쏟았고, 시상식에서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후에도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 재킷’을 세계 각지에 들고 다니며 시즌을 치렀을 만큼, 마스터스 우승은 그에게 소중하고 각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 매킬로이는 지난 19일,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1주년을 앞두고 오메가가 마련한 화상 인터뷰에서 뜻밖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오랜 시간 노력했음에도 이루지 못하면, 그 의미가 머릿속에서 점점 부풀려지는 것 같다”며 “솔직히 그날은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저 그 일을 해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뻤고, 털어버릴 수 있어 좋았다”며 “끝나서 다행”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여전히 무거운 압박감과 부담이 남아있는 듯했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2010년 PGA 투어에 데뷔한 매킬로이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며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다. 진 사라센(1935년)부터 타이거 우즈(2000년)까지 단 5명만이 달성했던 전설적인 기록이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 고됐다. 그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을 정복했지만, 이후엔 중요한 순간마다 무너졌다. 2011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4타 차 단독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8오버파로 무너진 기억이 오랜 시간 ‘내면의 괴물’로 남아 그를 짓눌렀다.

지난해 마침내 이를 극복하고 올해 마스터스를 기다리는 그의 표정은 한결 가볍다. 매킬로이는 “컨디션은 꽤 좋다. 가벼운 허리 부상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기력도 꽤 올라왔다. 오거스타에 도착할 때쯤이면 준비 상태는 100%에 가까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2일 끝난 발스파 챔피언십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텍사스에서 열리는 두 대회도 건너뛸 예정이다. 대신 플로리다 자택에서 훈련에 집중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마스터스 타이틀 방어를 준비한다.

매킬로이는 작년 커리어 그랜드 슬램뿐 아니라 ‘원정 라이더컵 승리’라는 또 하나의 목표도 달성했다. 유럽팀 에이스로 나선 그는 뉴욕에서 열린 원정 라이더컵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 해에 그토록 바라던 모든 것을 이뤘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4월 마스터스부터 7월 디 오픈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DP월드 투어 시즌 최우수 선수상인 ‘레이스 투 두바이’ 5년 연속 수상 역시 그의 목표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타이거 우즈와 함께 만든 스크린 골프 리그 ‘TGL’의 세 번째 시즌과 첫 여자 대회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경기 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TGL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PGA 투어보다 20세 이상 젊다는 통계가 있다”며 “젊은 팬층을 골프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TGL의 특징인 ‘40초 샷 클락’에 대해서는 “일반 골프에서 샷 전략을 세우고 클럽을 선택할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해줬다”며 웃어 보였다.

현재 플로리다에서만 열리고 있는 TGL은 미국 서부 지역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매킬로이는 “특수한 시설이 필요해 당장 한국 등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향후 기술 설비를 이동할 수 있거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TGL을 선보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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