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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군산 등 잇단 생활고 비극…기초수급, 공무원이 ‘직권 신청’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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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구 당사자 동의 없어도 금융정보 확인
‘신청주의’ 개선 추진
동아일보

19일 오전 9시께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 현관문. 지난 18일 이곳 안에서 30대 남성과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2026.3.19 ⓒ 뉴스1


울산과 전북 군산 등에서 생활고로 인한 일가족 사망 사건이 잇따른 가운데 공무원이 당사자를 대신해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하는 ‘직권 신청’ 활성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금융실명제 예외 적용 등이 검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정은경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복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울산 울주군에서는 30대 남성이 미성년 자녀 4명을 살해한 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족은 ‘위기가구’로 분류돼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수급 신청 등을 안내했지만, 남성은 끝내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신청을 하거나 공무원이 직권 신청을 하려면 소득, 재산 파악을 위해 당사자의 금융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2024년 기준 직권 신청을 통한 생계급여 수급은 198건, 의료급여는 256건에 그쳤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위기 징후를 포착하면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금융 정보에 접근해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직권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당사자 동의 없이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야 직권 신청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금융실명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동수당처럼 선별 지급이 아닌데도 직접 신청해야 받을 수 있는 복지 제도에 대해서도 ‘신청주의’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뒤 목숨을 끊거나 자살 시도를 한 사건에서 피해 아동 대다수가 초등생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피해자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실태 및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24년 관련 사건에서 18세 이하 피해 아동 163명 중 141명(86.5%)이 12세 이하였다.

생존한 피해 아동에 대한 보호도 미흡했다. 아동이 숨지지 않아 ‘살인미수’로 분류된 62건 중 38건(61.3%)에서 가해자인 부모는 보호관찰 등 보안 처분조차 받지 않았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판결이 가해자인 부모의 사정을 참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아동의 권리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동반자살이라는 용어 뒤에 가려진 아동의 ‘피해자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치료를 전제로 한 보호관찰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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