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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베트남·호주여행도 막힌다고?…아시아부터 타격하는 제트연료 대란[나우,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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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으로 석유·가스 공급망 위기 심화
장기보관 안되는 제트연료부터 치명타
베트남· 호주 등 4월부터 제트연료 부족 예상
방글라데시 대학 휴업·필리핀 주4일 근무 등
중동 에너지 의존 높은 아시아, 이란戰에 휘청
헤럴드경제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항공편 도착 상황을 알리는 안내판의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방글라데시의 대학가는 때아닌 방학이, 필리핀에는 주 4일 근무제가 도입됐다. 국가 행사에 의한 일정 변화나 생산성 향상에 따른 단축 근무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때문도 아니다.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의 여파가 수입 연료 의존도가 큰 아시아부터 강타하고 있는 현실의 한 장면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3주를 넘기면서 중동에 에너지 수급을 의존해 왔던 아시아가 첫번째 충격파를 감당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항공기에 쓰이는 제트연료(항공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각국 정부가 항공 운항 유지를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베트남이나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은 당장 다음 달부터 항공편 유지가 불투명할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아시아의 항공사들이 제트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천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제트연료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쟁 전 가격의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제트연료는 다른 연료보다 품질 기준이 엄격해 정유 제품 중에서도 가장 먼저 부족해지기 쉬운 연료다. 제트연료는 특수 저장시설이 필요해 대규모 비축이 비용이 많이 들고, 장기간 저장하면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장기 저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을 옥죄면, 가장 먼저 공급 부족에 직면하게 된다.

원유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중국은 가장 먼저 제트연료를 포함한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했다. 최근에는 태국도 제트연료 등 일부 연료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항공유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주로 중국과 태국에서 들여온다. 베트남 항공 당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제트연료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는 이미 제트연료 대란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라 지적돼왔다. 호주는 연료의 90%를 수입에 의존하하고 있다. 이달 초 기준으로 제트연료 비축량은 약 32일분에 불과했다. 호주도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다음달 항공 정상 운항을 기대하기 어려운 입장인 셈이다.

에어뉴질랜드는 제트연료 수급난으로 인해 1100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니킬 라비샹카르 에어뉴질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규모의 항공편 취소가 “전례없는 일”이라 전했다.

항공사들은 비용 상승과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운임 인상과 항공편 축소를 검토 중이다. 가격이 오른다 해도 추가 연료 확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베트남석유협회 부이응옥바오 회장은 NYT에 “현재 연료 확보는 전적으로 외부 요인, 특히 중동 분쟁에 좌우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품 데이터 기업 스파르타 코모디티스의 제임스 노엘-베스윅은 “제트연료는 일종의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경고했다. 제트연료 부족으로 인한 세계의 혼란이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칠지 미리 보여준다는 것이다.

노엘-베스윅의 경고처럼 혼란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의 닐 베버리지는 “정유제품 수출 금지 조치가 나타났고, 중국이 가장 먼저 시행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상황 악화를 예상하고 석유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 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도 사재기 움직임이 보인다. 인도에서는 요리에 널리 쓰이는 LPG 사재기가 횡행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일부 국가는 주유소가 석유를 구하지 못해 임시휴업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베트남은 연료 배급제를 시행하고, 비상 절약 조치에 들어갔다. 방글라데시는 대학 수업을 취소했고, 필리핀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베트남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외교부 장관과 총리가 중국, 한국, 태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대사 들과 만나 전략 비축유 공유 등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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