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남매(7세·5세·3세 여아, 5개월 남아)와 30대 아빠의 발인식이 22일 엄수됐다. 사진은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는 모습. 2026.3.22. 연합뉴스 |
울산에서 생활고를 겪던 30대 아버지와 어린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의 발인식이 22일 엄수됐다.
이날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은 유족 일부만 참석한 채 조용히 진행됐다. 운구 행렬 맨 앞에는 7세·5세·3세 세 자매와 생후 5개월 남아의 혼백함이 놓였고 그 뒤를 아버지(34)의 관이 따랐다.
금전 관련 범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장례를 위해 일시 출소한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한 채 흐느끼며 행렬을 뒤따랐다. 그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보낸 것이 가슴에 맺힌다”고 오열했다. 이어 “아이들이 하늘나라에서는 배 안 고프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빈소도 적막했다. 조문객과 근조 화환은 거의 없었고 영정 사진 속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모습 그대로였다. 제단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던 과일과 막내를 위한 젖병, 아버지가 즐겨 마시던 커피가 놓였다.
앞서 지난 18일 울주군 한 빌라에서 아버지와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부검 결과 사인은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으며 외상이나 약물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토대로 아버지가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내가 수감된 이후 홀로 네 자녀를 돌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도 확인됐다. 건강보험료와 월세를 체납하는 등 생활 형편이 악화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전부터 위험 신호도 있었다. 자녀의 무단결석과 연락 두절로 학교와 관계 기관이 여러 차례 신고와 방문 점검을 했지만 당시에는 학대 정황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자체는 해당 가구에 긴급 생계·주거 지원을 했고 기초생활수급 신청도 안내했지만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가 직권으로 복지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확인한 뒤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방침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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