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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찬교수의 광고로 보는 통신역사] 〈54〉붉은 악마에서 BTS까지:네트워크 파워가 뒷받침한 K컬쳐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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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SK텔레콤의 월드컵 4강 진출 축하 광고(왼쪽)와 2016년 7월 CJ E&M K-CON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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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마침내 BTS가 복귀한다. 멤버 군입대 후 집안이 좀 조용해졌나 싶더니 다시 귀가 닳도록 음악을 듣게 될 기세다. 30여만명이나 광화문 한복판에 운집한다고 해 안전사고 없이 행사가 치러지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통신 3사도 비상이다. 네트워크 용량을 넘어설 통화에 대비해 이동기지국·중계기를 증설하고 현장 인력도 배치한다.

2002년 수백만 명의 응원단 '붉은 악마'가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던 월드컵 때가 떠오른다. 국가적 행사였던지라 정부는 원활한 이동통신 환경을 유지하고자 통신사와 함께 대비했다. 만반의 준비에도 경기 직전에 급증한 통화량은 전반전·경기 종료 시 피크를 이루며 통화 성공률은 80% 아래로 떨어졌다. 기지국은 유선망 대신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이동통신의 핵심 설비지만, 혼잡 때는 병목이 된다니 아이러니하다.

지금의 우리 사회를 있게 해 준 징검다리는 2000년대 전후 '선진국에 뒤처질 수 없다'라며 달리다 보니 세계 최초가 된 초고속 인터넷이다. 덕분에 지식이 민주화됐고 자유로운 의사 표출의 장이 만들어졌다. 4강 진출의 쾌거가 길거리 응원과 맞물리며 국민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응원단에 소통 수단을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인터넷이었다.

2010년대는 문화 도약기다. K팝은 1990년대 J팝을 모방한 연습생 아이돌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2000년대 CJ E&M과 3대 연예기획사의 공연 플랫폼이 형성되면서 협소한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로 발돋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2013)은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얹혀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오픈 마케팅의 출발점이었다. 필자가 2011년 파리 드골 공항을 메꾼 SM K팝 아이돌의 환영인파와 마주치고, 2016년 LA CJ K-CON 말미를 장식한 BTS에 쏟아진 우레와 같은 함성을 들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드라마 '겨울연가'의 욘사마 붐에서 시작된 K콘텐츠의 위상은 20여년이 지나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기생충'과 OTT 시리즈물 '오징어 게임'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빈곤이나 불평등, 사회 부조리에서 교육에 이르는 사회 현안이 콘텐츠 주제로 등장한 것은 단기간의 압축 성장 과정에서 억눌렸던 인권을 되찾고자 한 갈망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BTS의 인기도 이들이 소외된 기획사 출신으로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과 세상을 읽는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어 팬들인 '아미'와 끊임없이 소통해왔기 때문이다.

OTT는 지상파가 주도하던 국내 콘텐츠 시장을 종합편성·케이블 채널에 이어 진입하면서 고품질 콘텐츠 격전장으로 만들었다. 4G·스마트폰의 등장과 더불어 개개인이 언제 어디서든 어떤 디바이스든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K문화는 세계로 퍼져나갔다.

광화문에 집결할 BTS 팬덤을 끌어들인 촉매제는 초고속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그 위에 구축된 놀이동산의 세계다. 앞으로 전개될 인공지능(AI)도 K문화의 세계적 확산을 가속하는 새로운 수단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nclee@hans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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