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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외무 ‘이란 정전 후 파병 가능성’···다카이치, 트럼프에 ‘정전 전 파병 어려워’ 트럼프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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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워싱턴DC 미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동석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정전할 경우 기뢰 제거를 위해 자위대를 파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22일 민영 후지TV에 출연해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자위대 함정 파견에 대한 법률상의 제약을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겠군’이라고 하는 듯한 느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일본 민영 NNN방송도 21일 회담 참석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정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자위대 파견이 어렵다는 인식을 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해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복수의 내각 간부들이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헌법 9조에 의한 제약이 있음을 언급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에서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하는 내용을 담아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9조로 인해 전투 중인 지역에 자위대가 파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다음날인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일본은 필요하면 지원해 줄 것”이라면서도 “일본에는 헌법상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파병 수락 여부나 시기·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교도통신은 모테기 외무상이 “일본의 기뢰 제거 기술은 세계 최고다. 정전 상태가 되어서 기뢰가 장애물이 되는 경우는 (자위대 파견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것을 약속하거나 숙제를 갖고 돌아온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을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는 성공적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전에는 자위대 파견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 계정에 “일미동맹 강화와 양국의 경제 발전을 향한 구체적인 길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의의 깊은 방문이 되었다”고 자평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20일 엑스 계정에 “회담은 성공”이라면서 “양 정상이 시종일관 우호적이었고, 긴박한 세계정세 속에서도 양국이 특별한 파트너임을 보여준 역사적 회담”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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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워싱턴DC 미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일본 언론들은 ‘성공적’이었다는 반응과 ‘난제가 남아있다’는 지적 등 다소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유일한 동맹국 지도자인 트럼프를 격분시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한 자위대 파견을 노골적으로는 요구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안도하고 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중동 정세를 언급하며 이란을 비판한 것이 일종의 ‘묘수’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반복하고 대미 투자와 수입 확대로 환심을 사 얻은 임시방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현행 법제의 범위 내에서 자위대 파견을 계속 검토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회담은 무난하게 마무리됐지만 중동 안정에 대한 공헌 등 다카이치 총리는 무거운 숙제를 짊어졌다”며 “일본 정부에서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을 언제까지 미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정상회담에서는 이란 정세나 경제 분야에 논의가 집중되어, 중국이나 대만에 관해서는 충분한 협의를 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세 외의 회담 결과에 대해 교도통신은 미일 양국이 회담 뒤 공개한 공동문서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역의 안전 보장과 세계 번영에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무력이나 위압을 포함하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공동 문서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과 한미일 3국 연대 강화 등 내용도 포함됐다. 닛케이는 이번 회담에서 17조엔(약 160조원) 규모로 윤곽이 드러난 일본의 1·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 확정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한국, 유럽연합(EU), 대만 등보다 앞선 행보라고 평가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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