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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 고조에 거세지는 파병 압박…"종합적인 관점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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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을 항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내외적으로 한국의 파병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한미 관세·안보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부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지금부터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어떠한 위협도 없이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그들의 여러 발전소를 타격해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란은 즉각 맞타격하겠다고 대응하며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미군은 실제로 최근 해병대 등을 중동에 추가 파견하기도 했다.

양측의 군사 충돌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미 동맹들에 대한 파병 요구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국의 지원을 원하냐'고 묻는 질문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며 "우리는 한국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라고 답했다. 일본이 최근 파병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자 역으로 한국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정치권에선 야권을 중심으로 선제 파병론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박수영·조정훈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9일 대미 경제·통상협력 및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협력을 위해 선제적 파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병 거부를 빌미로 고율 관세 부과나 안보 협력 축소 등을 거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병에 대한 국내외 압박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메시지는 물론, 전쟁의 향뱡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동맹의 호르무즈 파병을 원한다는 입장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수차례 번복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그는 당장 전날만 해도 "이란의 테러 정권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 하루 만에 이란에 '48시간 최후통첩'을 선언했다.

파병으로 이란의 석유 관련 몽니가 이어질 경우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이란은 중국·인도·파키스탄 등을 대상으로 봉쇄를 일부 해제했는데, 최근에는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도 "적이 아닌 국가는 통과가 가능하다"며 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에너지 부문에 대해서는 "이란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다각적으로 소통해 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에도 동참했지만 파병 문제는 숙고하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공동성명에 참여한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대다수 국가는 파병에는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우리와 경제·안보 상황이 유사한 일본 사례를 참고하라고 제언한다. 이란을 비판하되 파병에 대해서는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후 취재진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명확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자국 정부가 대미 투자 확대 카드를 꺼내들며 직접적인 파병 요청을 일시적으로 무마시켰다고 평가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파병한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을 특별대우해줄지도 불분명한데, 파병하면 향후 에너지 확보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만이 아닌, 종합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성명을 낸 국가 중 파병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은 관망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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