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눌룰루 와이알루아의 주택들이 침수돼 있다. AP연합뉴스 |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오아후섬에는 평소 2~3개월 치에 해당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이번 집중 호우로 세계적인 서핑 명소인 오아후섬 북부 해안 지역은 폭풍과 급류로 도로와 차량, 주택이 잇따라 침수되거나 떠내려가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저지대 등 일부 지역은 접근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물에 잠겼다.
오아후 비상관리국은 이날 오전 "와히아와 댐이 언제든 붕괴하거나 둑이 터질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를 지시했다. 대피 대상은 약 55000명으로 알려졌다. 섬 중부의 와히아와 댐은 1906년 건설된 시설로 1921년 한 차례 붕괴한 뒤 재건됐다. 이후에도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하와이주 정부는 2009년 이후 4차례 시정 명령을 내렸고, 5년 전에는 관리 소홀을 이유로 2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홍수로 인해 도로가 사라진 하와이 와이알루아의 모습. AP연합뉴스 |
이 댐의 수위는 24시간 만에 24m에서 26m로 상승해 최대 허용치에 근접했다. 이후 수위는 다소 낮아졌지만, 오아후섬에 주말까지 폭우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와히아와 댐이 붕괴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홍수는 지난 20년간 하와이에서 발생한 홍수 중 가장 큰 규모"라면서 "피해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웃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와이는 지난주 폭우로 배수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 강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더 큰 피해를 봤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소 230명이 구조됐으며 헬기와 보트를 동원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봄방학 청소년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와 성인 70여명이 고립됐다가 헬기로 구조되기도 했다. 구조된 인원 가운데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1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주 전역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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