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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나프타 수급난에…여천NCC, 결국 일부 공장 가동 중단[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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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내 프로필렌 OCU 공장
재고 2~3주 수준에 가동률 급락
롯데·LG·한화 '연쇄 가동 중단' 위기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핵심 석유화학업체 여천NCC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나프타 수급난에 결국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나프타 재고가 2~3주 분량에 불과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사태가 NCC 연쇄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산업 전반에 가늠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오는 23일께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프로필렌 전용 공장(OCU)의 가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해당 설비는 연산 14만톤(t) 규모의 프로필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으로, 여천NCC가 2015년 총 7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공장이다. OCU 공장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인 C4 혼합물을 에틸렌과 촉매 반응을 통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OCU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은 최근 심화된 나프타 수급난으로 원료 확보가 어려워진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장부터 우선적으로 가동을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국내 수입되는 나프타의 54%는 중동과 이란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중동 전쟁으로 이 해협이 봉쇄되며 원유와 나프타 수급 대란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아 비핵심 공장을 선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여천NCC를 비롯한 국내 주요 석화기업들은 NCC 가동률을 최저 한도까지 낮추며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여천NCC는 60%까지 가동률을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가동률을 낮추면 효율성이 떨어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데, 나프타 재고가 부족하다 보니 뼈를 깎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여천NCC는 국내 석화기업 중 최초로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국내 석화업계 비상을 알렸다. 불가항력이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지키기 어려울 때 면책을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주요 석화업체들도 연달아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한 상태다.

나프타 수급난 탓에 국내 NCC 연쇄 가동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섬유, 건설, 플라스틱 등 산업 전체에 연쇄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NCC가 가동을 멈추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이 중단돼, 이를 원료로 쓰는 하공정 공장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주요 산업군에서 사용되는 핵심 소재들 역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국내서 생산된 나프타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2년 러시아 제재 이후 수입이 끊긴 러시아산 나프타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공급 차질로 러시아산 나프타까지 가격이 오르는 실정이다.

한편, 화학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여천NCC·DL케미칼·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여수산단의 석화기업 4곳은 지난 20일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NCC 설비를 통합하는 게 골자로, 업계에서는 여천NCC 2공장(91만t)과 3공장(47만t)을 가동 중단해 연간 생산량 약 140만t을 감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데일리

지난 9일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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